코로나 '핑계' … 상임지휘자 안뽑고 객원 전환 '꼼수(?)'
충북도 채용공고 연기 논란, 예술계 "납득 어려워"

충북도립교향악단 전경.
충북도립교향악단 전경.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도는 충북도립교향악단을 이끌던 양승돈 지휘자의 임기가 8월 말로 만료되면서 후임 지휘자 공고를 내지 않고 객원지휘자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예술계에서는 지휘자 임기가 만료 됐음에도 후임자 공고를 내지 않는 데 대해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공연장이 폐쇄 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시간을 갖고 지휘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한 음악인은 "교향악단이 아무리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이끌어줄 수장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인데 왜 지휘자 모집 공고를 늦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도는 객원지휘자 체제 전환에 따른 운영계획을 최근 교향악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계획에는 온라인콘서트 월 1회 이상 지속적 추진, 찾아가는 소규모 공연 월 1회 이상 활성화, 정기·기획공연의 다양화, 연주·사무단원의 명확한 업무분장, 교향악단 실무위원회 운영 등이 담겼다.

현재 도립교향악단은 20대부터 50대까지의 고른 연령대 분포, 도의 맞춤형 지원, 상설화된 정기연주 등 수도권 우수 교향악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09년 6월 출범해 창단 12년을 맞았지만 부족한 인원, 조직 체계의 불합리성, 예술감독의 역할과 권한의 한계성과 함께 전용 연주홀이 없다는 것은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도립교향악단의 정원은 45명으로 지휘자 포함한 단원은 40명, 사무국 3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무대에서 연주 할수 있는 인원은 40명이 되지 않는다. 전국의 국·공립 교향악단 단원 구성은 최소 65명 이상으로, 그래야만 제대로 된 예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립교향악단이 제대로 된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원 만큼의 객원을 써야하는 상황으로 기본이 부실한 상태다.

또한 교향악단내 설치돼 있는 사무국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해와 연구 부족으로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다.

예술계 일각에서는 "사무국장 자리가 계속 공석인데 내부 승진이든 외부 발탁이든 사무국 인원을 늘려 업무를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예술감독의 역할과 권한의 한계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7년 동안 도립교향악단을 이끌어왔던 양승돈 지휘자는 "교향악단 운영과 관련해 권한 행사에 제약이 많다고 느껴졌다"며 "예술감독 뿐만이 아니고 단원들에게도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돼야 진짜 예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재직 기간중 감독에게 단 운영에 대해 일임하고 그 결과로 평가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 지휘자는 "악장의 활용도를 높이고 교향악단의 발전을 위한 단원들의 연주활동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용 연주홀이 없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국 30여개 국·공립 교향악단 중 전용 연주홀이 없는 경우는 충북도립교향악단과 경북도립교향악단 두곳 뿐이다. 2019년 1월 현 율량동 단독건물로 이전했지만 아직 전용 연주홀은 없는 상태다.

양 지휘자는 "충북도의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콘서트 전용 홀이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소규모 온라인 콘서트로 연주가 진행중이라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 19 등 특수 상황으로 시간을 두고 하반기 쯤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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