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싼 곳 이전·농사로 생계 유지… 업계 "이대로 가면 줄도산" 한탄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올해 8월까지 접수된 관내 여행사 폐업신고건이 지난해 1년간 총 폐업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여행업계의 숨통을 더 조이고 있다.

3일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관내 폐업 신고를 한 여행사 업체는 총 25곳, 휴업신고한 업체는 2곳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8개월만에 지난해 총 폐업 신고 건수 24건을 따라잡은 것이다.

휴업신고의 경우 지난해 휴업신고(1건) 대비 큰 차이는 없었다. 휴업신고를 해도 세금, 임대료 등 유지비가 그대로 지출되기 때문에 신고 없이 문을 닫은 업체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대신 번화가에 있던 여행업체가 임대료 저렴한 곳으로 주소이전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재 한 달 평균 3건이 접수되고 있으며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여행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재팬' 여파로 타격을 받아왔다. 여기에 올해 초 터진 코로나19 직격탄를 맞으며 반년 만에 지난해 두배가 넘는 업계가 문을 닫고 있다.

청주 흥덕구에서 8년째 여행업체를 운영하던 정모(36)씨는 가게 문을 닫고 친척 농사일을 돕고 있다. 이달로 4개월째다. 하반기에는 재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감염병이 재확산되면서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정씨는 "다음달이면 아이가 태어나기 때문에 수입 없이 가만 있을 수가 없어 농사일을 도우며 임금을 받고 있다"며 "언제까지 도움만 받을 순 없는데 하반기마저 불투명하니 막막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관광사업체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전국 여행업체는 총 2만1천620곳으로 1분기 대비 495개나 감소했다. 현재 10월 예정된 가을 상품도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3·4분기를 버티기 힘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나마 버티고 있던 업체들도 코로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폐업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이대로라면 근근히 버티면 업체들도 결국 폐업을 택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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