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과수화상병·장마·태풍피해 극심

충북도내 한 과수농가의 낙과 피해 모습.  /중부매일DB
충북도내 한 과수농가의 낙과 피해 모습.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추석을 앞두고 좋은 품질의 과실은 이제 물건너 갔죠. 구경하기 어렵거나 높은 가격을 줘야 할 겁니다."

한달여 채 남지 않은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충북 도내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목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까지 지속됐던 장마에 과육 발육 상태도 부진하고, 잇단 태풍 북상으로 인한 낙과까지 늘며 제대로 된 상품을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0여년 넘게 충북 충주시에서 과수재배를 해온 농업인 박철선(69·충북원예농업 조합장)씨는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가 관리하는 산척면 농가는 올해 초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봄철에는 냉해 피해를 입어 착화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여름철 과수화상병도 번지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이후 과수화상병은 잠잠해졌으나 긴 장마와 태풍이 겹쳤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명절 차례상에 올라가야 할 상품성 있는 과실의 수확량은 평년보다 4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철선씨는 "인근 과수농가 대부분이 올해 초부터 지속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한해 농사를 접은 농가도 있다"며 "최근에는 긴 장마기간 각종 병충해를 입은 상황에서 태풍에 따른 낙과까지 겹치면서 수확량이 평년 대비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0여년 농사를 지으면서 올해 같이 어려울때는 없었다"며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국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과실들의 가격은 부르는게 값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이 같은 과수농가의 피해에도 보상은 시원치 않다는 평가다.

청주에서 과수농가를 운영하는 청년 농부 A(36)씨 "풍수해 보험을 들었으나 지난해 보다 보상규모도 줄었고 보상 규모 등이 현실적이지가 않다"며 "이에 대해 농민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도내 과수 농가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과일 가격 오름세 역시 심상치 않다.

이미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예정인 사과의 과격이 폭등중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대형 유통매장에는 사과 2㎏당 1만900원으로 지난해(8천480원) 같은 기간 보다 가격이 29%올랐다. 또 수박(6㎏)은 2만1천800원으로 지난해(1만7천800원) 보다 22%, 거봉(2㎏)은 1만7천원으로 44%, 포도(3㎏)는 1만9천원으로 43% 각각 가격이 올랐다.

유통매장 관계자는 "올해 과수농과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면서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지난해 역시 추석임박기간으로 평상시보다 가격이 오른상태였으나 올해 추석차례상 물가는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풍 마이삭에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충북지역 농가는 총 864농가다. 과수 낙과의 경우 사과 24.8㏊, 배 12.1㏊, 복숭아 9.6㏊, 자두 1.4㏊의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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