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이순우 충주대림초 수석교사

지난해 학습연구년 특별연수 기회가 있어 좀 더 여유 있게 하고 싶었던 자기계발과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었다.

그 중 회복적 생활교육 영역의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병행한 '비폭력 대화'와의 만남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참으로 의미가 깊었다. 비폭력 대화의 목적은 질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나의 욕구와 상대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하며 서로 즐거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가정이나 학교, 기업 등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적용 가능한 대화 모델이다. 이런 이론을 기저로, 언어를 습득하듯 주 1회 연습 모임을 해 나갔다.

두 명이 한 팀이 돼 역할극을 하며, 듣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상대의 말에서 관찰-느낌 - 욕구 - 부탁을 찾아 이를 공감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과정에 몰입하다 보면 아직도 응어리로 남아있는 과거의 상처와 분노 때문에 눈물을 쏟는 풍경도 여기저기서 보게 된다. 참으로 진지했으며 달아오른 열기는 연일 후끈했다. 배움 횟수가 늘어 갈수록 지나온 많은 관계들을 돌아보게 됐다. 상대의 욕구는 다른 거였을텐데, 내 마음대로 추측해 헛다리를 짚고 상처 아닌 상처까지 준 대화방식엔 후회가 깊었다. 진작 비폭력 대화를 접했다면 개인은 물론 학생들과의 소통에도 더 쉽게 마음을 열어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후회와 아쉬움의 생각은 자칫하면 죄책감, 수치심, 우울 감정으로 이어져 갈등, 공격, 방어의 행위를 낳을 수도 있다는 말에 뜨끔했다. 후회는 접고 앞으로의 계획과 실행에 더 몰두하리라고 마음먹으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이렇게 실천해야겠다고 마음 속 선서를 해 본다.

'대화 시 늘 미소 짓기', '상대의 욕구 먼저 찾아 읽어 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다짐이 흔들릴 때에는, 모든 사람의 말과 행동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시도라는 걸 되새기며 나 살핌에 더 집중해야겠다. 대인관계나 대화할 때 따뜻하고 진실하게 대해 주려고 노력하는 마음이야말로 비폭력 대화에서 던져 주는 핵심 일깨움이 아닐까?

내가 먼저 웃으면 세상은 반드시 웃음으로 답한다. '미소와 격려의 말 한마디는 우리의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운다'라는 글귀가 가슴속에 꽉 찼던 지난해를 오늘도 추억해 본다. 이런 존중과 사랑의 능력은 우리 모두의 욕구가 평화롭게 충족된 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을 거란 희망도 실어본다.

이순우 충주대림초 수석교사
이순우 충주대림초 수석교사

멈추기는커녕 더 강해진 코로나 19 확산세, 긴 장마로 지친 우리들. 이기고 지는 삶이 아닌,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채워 나가는 삶이 너무도 절실한 지금이다. 시국이 아무리 모질어도 자신을 너그럽게 대해 주며 마음의 여유를 챙기자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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