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더불어 살아야죠"

현호인 씨가 자신의 일터인 음성 대소면 L마트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안성수
현호인 씨가 자신의 일터인 음성 대소면 L마트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재난지원금 기부 등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우리 동네 기부천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청주 서원구 모충동에 거주하는 현호인(68)씨.

강원도 횡성 출신인 현 씨는 30여 년 전 청주로 터를 옮긴 뒤 8년 전부터 충북 음성 L마트에서 소비자 지갑 사정에 맞춰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현 씨는 매월 월급의 일정부분을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하는 등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매일 새벽 2시 30분 기상해 농수산물도매시장 찾아 질 좋은 채소 구매하는 것이 현 씨의 하루 첫 일과. 늦어도 새벽 3시 5분이면 도착해 채소 경매에 뛰어든다. 8년 간 한번도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 새벽 경매시장에서 현씨를 모른다면 간첩이다.

"이 때 가야 신선한 상품을 적당한 값에 살 수 있어요. 그래야 우리 마트를 이용하는 음성군민들이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사갈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 지갑 사정에 맞게 할인해 주는가 하면 가격에 맞는 채소좀 구해달란 부탁도 모두 들어준다. 그 마음은 주민들에게 여실히 전달되고 있다. 이 날도 한 식당 점주의 요청에 군 말 없이 긍정의 손짓을 한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니 값 싸고 좋은 물건 없냐고 아우성입니다. 내일 새벽에 찾아봐야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월에는 정부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 일부를 흔쾌히 기부하기도 했다.

현 씨 아내 최성연(65)씨 또한 정기적으로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고 현 씨 몰래 성금까지 하는 기부천사다. 지난해만 해도 3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자식들 다 결혼한 뒤 아내와 둘이 사는데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내도 뜻을 같이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앞으로 몸이 따라주는 데까지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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