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인도교 신설' 제안에 충사연 일부 관계자 동조

충원교 전경. /정구철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충원교 재가설 문제를 놓고 수자원공사와 충주시사회단체연합회가 서로 책임을 떠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충주댐치수능력증대사업의 부대공사로 충주댐 하부에 위치한 노후된 충원교를 철거하고 새 교량을 가설하기로 했지만 충주시사회단체연합회(회장 정종수, 이상 충사연)가 환경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교량을 새로 가설하지 말고 기존의 충원교를 보수·보강해 사용하자"고 주장해 결정이 보류됐다.

충사연은 국민권익위에 이같은 내용의 진정민원까지 제기해 지난 7월 22일 충사연 사무실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수자원공사와 충주시, 사회단체연합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기존 충원교를 철거하고 새 교량을 신설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당초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충원교 철거 후 재가설을 주장해 온 충주시의 입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 이후 충주댐치수능력증대사업 시공사인 D건설이 느닷없이 "충원교를 사람만 통행할 수 있는 인도교로 신설하자"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고 여기에 충사연 일부 관계자가 동조하면서 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이 때문에 충원교 철거후 재가설시 적자를 우려한 시공사 측이 충사연 관계자를 사주해 사업 추진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정종수 회장은 "충사연이 시공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구성원이 이같은 주장을 펴고있다"며 "이미 우리는 (철거후 재가설 쪽으로)입장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그대로 추진하면 되는데 (수자원공사가)왜 우리한테 책임을 떠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 주관 회의 이후 수자원공사 측에 공식적인 의견을 통보해주기로 했던 충사연은 아직까지 의견을 보내지 않았다.

이처럼 충사연이 내부적인 갈등을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면서 사업이 표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발주처인 수자원공사는 충사연과 시공사의 눈치를 보면서 사업 추진을 지연시키고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충주시와 충사연이 (합의된)의견을 주면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합의된 의견을 준 것은 없기 때문에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충사연과 수자원공사와 사업 지연 책임을 서로 떠밀면서 많은 충주시민들은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시민 최모(57·충주시 봉방동) 씨는 "도대체 충주시사회단체연합회가 시민의 뜻을 받드는 단체인지 시공사의 사주를 받는 단체인지 분간이 안된다"며 "수자원공사 역시 충사연을 핑계삼아 서로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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