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일본 교토대학 연구팀이 생후 10개월 된 갓난아기 4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했다. 원형과 사각형의 도형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데, 원형 도형이 사각형 도형을 계속 괴롭히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쫓아다니며 찌르고 툭툭치고 성가시게 구는 통에 사각형 도형은 찌그러지기도 하고 정신없이 도망다니기만 한다.

애니메이션을 본 후 같은 꼴의 장난감을 앞에 두고 아기들이 어떤 장난감을 선택하는지를 테스트를 해봤다. 그랬더니 원형 장난감 보다는 사각 장난감을 선호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비교 분석을 위해 원형 도형과 사각형 도형의 역할을 바꿔보기도 하고 괴롭히는 모습이 없이 도형끼리 서로 돌아다니기만 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같은 여러 실험 끝에, 아기들은 괴롭히는 도형보다 괴롭힘을 당하는 도형을 선호한다는 경향을 뚜렷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 실험은 말도 못하는 생후 10개월된 아기도 약자를 생각하는 공감 감정을 지닌 것을 증명해 주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수십년 이내에 현재 인간의 일자리 중 50% 가량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밝혔 듯, 우리 앞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항시 주시해야 하며 그에 따라 필요한 능력을 무엇인지를 꾸준히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로봇이 수많은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은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픈 사람을 수술할 수 있는 로봇은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환자를 돌보고 환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은 아마 개발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실험결과가 말해주듯이 우리 인간은 이미 돌도 안되었을 때부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로봇과 인간이 다른 점은 인간만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고 기쁨을 같이 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음에 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때 관측사상 최장이라는 기록적인 폭우도 모라자 역대급 강풍을 몰고 온 태풍까지 겹쳐지며 우리나라에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br>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코로나 대응 능력을 갖춘 대한민국인 만큼 수해 복구도 성공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재민 분들이 최대한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전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분들의 아픔에 같이 눈물 흘려줄 수 있고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공감능력을 발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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