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재화 충북청년광장 회장

요즘 청년들은 심난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위안하려해도 넘어설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취업고민으로 스펙관리, 학점관리, 봉사활동까지 노력해보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전례 없는 불황은 정기 공채가 수시 채용으로 바뀌게 했고, 이맘때면 무수히 채용정보 게시판을 채우던 채용 공고의 절대치를 감소시켰다. 세 차례나 나라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은 청년들을 무력감과 좌절감으로 더 황량하게 만들었다.

지난 봄 충북청년광장의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충북청년광장은 충북도의 청년정책을 모니터하고, 개선할 것과 새로운 정책 제안을 위해 만들어진 청년모임이다. 2016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5기를 맞이하였고, 현재 7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광장회원들과 교류하면서 임원단을 꾸리고, 팀을 구성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모임을 이끌어 가고 싶었다. 시군 청년단체와 교류하고, 청주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제천, 단양과 보은, 옥천, 영동의 청년들과도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코로나는 청년광장의 발대식도, 회원들이 모이는 워크숍도 허락하지 않았다. 허탈하고 실망스럽게 시간만 흘러가는 상황이라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런 와중에 지난 8월 5일 '청년기본법'이 시행되었다. 그동안 청년을 위해 만들어진 법(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서는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 일종의 정책대상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청년기본법은 정책을 수립하는 주체로서, 청년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데에 큰 변화가 있다.

이 법에서는 취업 문제에서 확장하여 청년의 주거, 금융 생활, 문화 활동, 공간 지원, 청년 참여 등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청년 스스로가 청년의 삶을 보장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당사자 누구라도 적절한 정보와 충분히 토론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가장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또한 9월 세 번째 토요일을 '청년의 날'로 정하고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청년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충북도에서는 '2020 충북청년축제'를 개최한다.

청년축제 추진기획단의 선발부터 활동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번 축제가 지친 청년들에게 많은 위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마스크 속에 감춰진 얼굴로 생활하면서, 거리두기 의무에 사람의 모임 자체가 꺼려지는 상황이다. 이는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기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더 나은 우리 지역 청년정책을 위해 예닐곱 명씩 모여 100인 토론회를 준비했다. 자료를 조사하고 대안을 궁리하여 축제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개인적으로 축제가 기대된다. 이름 있는 개그맨이 출연해서 토크쇼를 진행하고, 성공한 유튜버가 인생이야기를 한다고 해서가 아니라 온라인 공간이지만 충북의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는 축제라는 점이 그 이유다.

이재화 충북청년광장 회장
이재화 충북청년광장 회장

그렇기에 광장회원들 뿐 아니라 각 학교 총학생회, 청년단체 회원들한테 열심히 축제를 알리고 있다. 온라인 축제동안 많은 충북의 청년들이 '충북청년축제' 유튜브 채널에 접속해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축제를 계기로 언택트(Untact) 시대에 어쩌면 온라인으로 교류할 수 있는 온택트(On-tact) 시대로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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