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원 매입 공공목적 활용 동분서주… 묘책 없어 '부담'

충북인력개발원 전경
충북인력개발원 전경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옥천군이 지난해 12월 휴원한 충북인력개발원 부지 매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군은 옥천읍 죽향리에 위치한 충북인력개발원의 휴원 계획에 따라, 토지(4만5천704㎡) 건물(1만4천634㎡)을 약 180억원에 매입해 공공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해부터 인력개발원의 소유주인 대한상공회의소와 협의에 나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매각 조건과 일정 등을 논의해 왔다.

김재종 군수는 지난 4일 이시종 도지사를 만나, 매각대금 분할납부 지원과 남부권 행정타운 조성을 위한 도립대 학생생활관 및 남부출장소 이전 건의, 금강유역본부 유치 지원을 적극 요청했다.

그러나 충북도가 난색을 보여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또, 지난 10일 김재종 옥천군수는 우태희 대한상공의 부회장을 만나 인력개발원 매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특정단체에 대한 공매제한과 대금분할 방법을 협의한 결과, 공매제한은 어렵지만, 대금 분할시기(2021년 50%, 2022년 50%)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김호식 부군수도 충북도기획관리실장과 도의회 의장을 만나 다양한 기관의 유치에 대해 설명하고 지원을 건의했다.

옥천군은 180억원을 들여 이 부지를 매입하기에는 활용방안에 대한 묘책이 없어 부담이다.

노후된 건물가 60억원과 향후 활용도에 따른 철거비 20억원까지 소요되는 것도 선뜻 매입을 결정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03년 21만7천38㎡의 옥천조폐창을 매입하지 못해 종교단체에 팔리면서 주민들의 비난이 아직까지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특정 종교단체가 상공회의소에 매입의사를 타진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어 군은 '조폐창 트라우마'가 재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매입하기에는 마땅한 활용도가 없고 매입하지 않으면 주민들의 따가운 질타가 우려돼 충북인력개발원은 옥천군에 '계륵'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매입 예산확보도 녹녹치 않다.

코로나 19 여파로 재정난이 심해지면서 올해는 정부의 교부금도 70여억원 줄었고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은 지난 14일 군의회 의원들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으나 군의회는 공공기관 유치의 어렴움과 건물 방치때 관리비 낭비 등 재정적 손실이 발생이 우려돼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인력개발원 매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군의회 의결이나 정부승인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옥천군은 다음주부터 읍면 설명회와 공청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매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이곳을 매입하지 못해 조폐창 처럼 또다시 특정 종교단체가 들어온다면 주민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라며 "이 부지를 매입해 충북도립대학교에 추진하는 간호학과 설치와 기숙사 이용 등 지역발전을 위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종 군수는 "충북인력개발원의 매입은 지난 2003년 옥천조폐창 매각에 따른 주민들의 트라우마도 생각해야 되고, 매입하고 나서 군에 도움이 되는 건실한 기관 유치계획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발품도 팔고, 여론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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