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 이병인 기자
  • 승인 2020.09.15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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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수명 초고강도·고내구성 '슈퍼콘크리트' 개발 헌신
김병석 박사가 슈퍼콘크리트로 건설한 세계최초 초고성능콘크리트 사장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수상자로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남북한인프라특별위원장)를 선정했다.

김병석 박사는 200년 수명의 초고강도·고내구성 슈퍼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교량과 빌딩을 건설해 실용화를 촉진해 한국 건설기술의 위상을 강화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았다.

특히 9월 25일 건축의 날을 앞두고 세계 최초·최고의 건설 특화기술 개발에 헌신해 온 김병석 박사의 수상 소식이 더욱 뜻깊다.

김병석 박사는 "세계 최고 기술 개발과 세계 최초 현장 적용을 위해 연구진이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결과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박사는 '슈퍼콘크리트 기술로 남북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짓겠다'는 새로운 꿈을 향해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김병석 박사의 연구 인생을 소개한다. / 편집자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건설기술 한 우물을 파며 다양한 성과를 창출했다. 연구를 연결하는 키워드는.

-1984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채2기로 입사했습니다. 30여 년 연구원 생활 동안 논문과 특허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반드시 활용되는 연구', '공사비를 줄여서 국가예산을 절감하고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연구',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연구'를 지향했습니다. 전 세계 구조물의 80% 이상이 콘크리트 구조물입니다. 특히 UHPC는 세계 각국이 기술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신수종·신재료 분야입니다. 이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적 기술을 개발하면 국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슈퍼콘크리트'는 UHPC의 우리 브랜드명으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콘크리트 대비 강도 5배, 수명 4배에 달하는 세계 최고 성능 슈퍼콘크리트 기술·구조물 개발에 성공했다. 성과는.

-재료적인 측면에서 강도가 일반 콘크리트의 5배 이상, 내구수명 200년 이상 등 세계 최고 성능을 확보하면서 제조비용을 해외 동급 콘크리트 대비 50% 이상 절감시켰습니다. 그리고 5천개 이상의 다양한 시편과 구조 부재의 시험과 신뢰성 해석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슈퍼콘크리트 설계기준을 개발하고 콘크리트와 철근 물량을 30% 이상 저감시키고 공사비용을 기존 경쟁기술 대비 10% 이상 절감시킨 최적의 슈퍼콘크리트 구조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압축강도 180MPa 슈퍼콘크리트 도로 사장교인 춘천대교(2017년)와 120MPa급 슈퍼콘크리트 쉘 구조물인 울릉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2017년), 세계 최대 지간장(540m)을 갖는 콘크리트 사장교인 고덕대교(2022년 완공 예정), 한국기술로 미국에 건설한 최초의 교량인 호크아이 브릿지(Hawkeye UHPC Bridge, 2015년) 등 월드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슈퍼콘크리트를 이용한'춘천대교'와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 는 제1회 국제 'UHPC Innovation Awards'에서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이에 대한 생각은.

- 미국 연방도로청이 주관하고 미국 콘크리트협회(ACI)와 유럽콘크리트연합(FIB)가 파트너로 함께하는 UHPC 혁신상이 제정돼 '빌딩' 부문과 '인프라'부문에 공모를 했는데 '울릉도 리조트'와 '춘천대교'가 두 분야에서 각각 단독 수상했습니다. '코스모스 리조트'는 세계 최초의 UHPC 건물입니다. 외국에서는 UHPC를 외장재 등 구조부재가 아닌 곳에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울릉도 리조트는 건물 구조 자체를 슈퍼콘크리트로 하고 곡면 처리했으며 철근을 거의 쓰지 않은 무철근 건물입니다. 두께도 12㎝ 밖에 되지 않습니다.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같은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우리나라 건설기술로 탄생했다. 우리나라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시장을 개척하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

세계 최초, 세계 최고 기술과 실적을 확보하려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돌아보니 5년 정도 한 분야를 열심히 파면 국내에서 알아주고 10년을 하면 외국에서 알아주고, 15년 이상하면 일부 영역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구 환경에서는 이런 길을 걷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복 연구'를 금하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으로 '중복 연구'를 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중간 결과가 좋고 시장 효과가 크다면 같은 길을 계속 가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개발 기간이 길고 임팩트가 큰 연구는 건설회사에서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공기술은 정부에서 투자해야만 합니다.

 

슈퍼콘크리트가 현대, 나아가 미래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나.

- 스마트 시티, 스마트 건설이 유행입니다. 하지만 소프트한 면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건설의 뿌리가 되는 하드한 기술과의 균형으로 빅데이터·초연결·자동화를 고민하고 결합해야 합니다. 스마트(smart)란 단어는 애초 영국에서 '외관이 단정하고 깔끔한' 것을 의미했는데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영리한'것으로 의미가 변화했습니다. 영화 '토탈 리콜'이나 '마니너러티 리포트'에서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으로 초연결된 스마트 시티의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들 도시의 건물과 기본 인프라는 가볍고 날렵하고 아름다운 동시에 경제적이며 내구성도 좋아 유지보수가 거의 없어야 합니다.
 

연구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어려움은.

-건설연의 두 건물을 연결하는 보도 사장교를 지으려 할 때도 실패 시 부담이 크다며 팀원 대부분이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와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려면 목표를 크게 하고 죽을힘을 다해야 한다고 설득했죠. 당시 교량용 부재를 만드는데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모두가 원망하는 눈치였습니다. 기술을 수정해 다시 제작해야 하는데 누구도 개선 방안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 않았죠. 몇 차례 대책회의를 갖고 연구진의 의견을 수렴해 수축을 저감하는 슈퍼콘크리트 배합 개선 결정을 결국 제가 했습니다. 다행히 성공했고, 기술은 한 단계 발전했습니다. 연구진의 자신감도 높아졌고요. 이후 호크아이 브릿지, 춘천대교, 코스모스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도전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최초였으니까요. 그러나 도전은 모두 성공했고 논문이나 보고서로는 공개하지 않는 엄청난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 국제 학술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할 때면 항상 세 가지'Dream'을 이야기해왔습니다. 'Dream 1'은'세계 최초 UHPC 사장교를 짓겠다'는 것이고 'Dream 2'는'세계 최대 경간장의 콘크리트 교량을 슈퍼콘크리트 기술로 짓겠다'는 것인데 둘 다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꿈은 '슈퍼콘크리트 기술로 남북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이 꿈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큰 꿈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열정으로 계속해나가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을 뛰어넘어 가족과 이웃을 위하고, 나라와 인류를 위하겠다는 큰 욕심을 갖되, 집착하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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