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여파로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16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바로학교2.0'을 이용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분야로 교육을 빼놓을 수가 없다. 거리두기 차원에서 등교가 제한되면서 학교도, 학부모도, 우리사회도 경험해보지 못한 온라인 교육을 온몸으로 실현하고 있다. 준비가 안된 탓에 학습과정은 물론 비교과 수업 및 인성·생활지도 등 기본적인 교육도 파행을 면치 못했다. 대학을 포함해 학제에 따른 모든 교육기관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 교내 생활로 진행되는 유·초·중·고교의 부담이 더 무거웠다. 방역도 걱정이지만 학습이 발등의 불이다.

일선 학교의 가장 큰 고민은 재확산이 거듭되는 등 전국적으로 감염병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원격수업의 장기화다. 느닷없이 당한 1학기에 이어 2학기까지 지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 1년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지금은 조속한 등교수업,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눈앞의 과제다. 시일을 예단할 수는 없어도 이를 준비하고,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코로나19에 따른 학교수업 관련 충북 학부모들의 설문조사 결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천500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첫 손으로 꼽은 문제는 학습공백이다. 교육당국과 학교, 교사들이 나름대로 준비했음에도 원격수업의 학습효과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원격수업의 보완점으로 '수업후 보완적 학습관리 시스템 구축'을 절반이상이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와 '학령기별 원격수업 가이드라인 제시'가 그 뒤를 이은 것도 원격수업 보완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원활하지 않은 학사일정이나 학교간 격차발생 우려 등도 지금의 우리 온라인 교육이 드러낸 허점들이다.

원격수업에 대한 이런 인식들은 2학기 등교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향되면 전면등교하자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등교에 병행해 원격수업을 하자는 의견이 두번째였다. 반면 전면 원격수업을 고른 학부모는 10%도 안됐다. 코로나 종식 후 주력해야 할 것으로 '학생들의 체계적 학습관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교육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 다른 감염병 발생 우려가 현실적인 걱정인 만큼 곧바로 반영·보완돼야 한다. 코로나19가 들춰낸 현 교육과정의 빈틈인 셈이다.

충북 학무보들의 이번 설문조사는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학습결손이 발생했으며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학습공백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보완적 학습·체계적 관리는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결손의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처방안이다. 몰아듣기 방지 등 학습태도에 대한 지적도 새겨봐야 한다. 학생들에 대한 효과적인 점검 강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지금도 너무 긴데다가 언제 또 되풀이될 지 모르는 원격수업, 슬기로운 생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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