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通路)를 비우면 안전이 보입니다
통로(通路)를 비우면 안전이 보입니다
  • 중부매일
  • 승인 2020.09.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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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장석 부여소방서장

최근 교통량의 증가와 도심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주택가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매우 비좁은 것이 현실이며, 심지어 밤이 되면 아파트 단지의 소방차 주차구획선 안에도 차량들을 주차해 놓고 있다. 소방통로에 차량들이 불법으로 주차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소방서 과장으로 근무할 때 일이다. 천안의 한 아파트 7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급한 마음으로 출동했는데 소방대원들은 아파트 입구에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아파트 입구에 주차해 놓은 차량이 소방차의 진입통로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소방대원들의 발 빠른 대처로 조기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지만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뻔 해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방차는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발생 등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긴급 차량이며, 얼마나 빨리 소방차가 재난 현장에 도착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달라진다.

화재·구조 상황 발생 시 5분(골든타임) 이내 초기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며, 그 이상 경과되면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소방관의 옥내진입이 곤란해진다. 또한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4∼6분이 골든타임으로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뇌손상이 시작되고 생명을 살리는데도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소방서에서는 이러한 골든타임 확보와 불법 주차 근절을 위하여 공동주택에 소방차전용구역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소방기본법을 개정하여 시행중에 있으며, 공동주택 관계자와 개선협의체를 구성하여 간담회를 추진하고 진입로 및 길모퉁이 규제봉 설치, 소방통로 확보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의 소방통로는 여전히 비워지지 않고 있으며 각종 규제와 단속에도 불법 주차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장석 부여소방서장
김장석 부여소방서장

효과적인 화재진압 및 응급환자 이송에 최소한의 선결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모든 시민들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불법 주차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늘부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소방통로를 비워보자. 바로 그 통로에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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