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숙희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아이가 커가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무슨이유인지 모르겠는데 짜증을 낸다던가 8살인 동생과 말다툼이 잦아지면서 큰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 덩달아 엄마인 나와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많아졌다.

아이와 말다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아니 자주 생기는데, 그럴 때 꼭 같이 언성이 높아진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한국경제신문)'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감정코칭'을 배워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노하우를 정리하고 사례를 모은 책이다. 이 책에 보면 감정코칭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나온다. 감정코칭은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마법의 기술, 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감정을 읽어주는게 쉽지가 않았다. 나도 어릴적에 그런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하지 못했을뿐더러 칭찬뿐아니라 공감도 받아본 일이 드물기에 어렵다.

어느날은 아이 둘이 정말 신나게 다투고 있었다.

"엄마, 동생이 레고블록을 뺏어갔어." "아냐, 이거 뺏은거 아니고 내거 다른 블록이랑 형꺼랑 바꾼거야." "아냐 난 바꾼적없어, 너가 가져간거잖아." "아냐, 진짜야 형이랑 바꾼거야."라며 둘이 계속 실갱이를 했다. "난 동생에게 블록을 준적이 없는데"라며 형이 울먹이니 결국 동생이 "형 가져가."라며 블록을 분해하고 엉엉 서럽게 울었다.

이럴 때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게 먼저일까,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일까. 둘이 같이 이러면 정말 난감하다.

"형에게 블록을 주게 돼서 많이 속상했어?" "그런데 형도 그 블록이 필요했는데 없어졌고, 지난번에 준 일이 기억이 안났데" 그리고 둘째를 안아주며 다독였다. 그런데 둘째에겐 감정공감이 그래도 잘 되는 편인데 첫째에게 이야기 할때는 감정보다 자꾸만 사실파악을 먼저 하게 된다. 내심 '형인데'라는 마음이 깔려 있는것일까, 되돌아 보게 된다. 어쩌면 첫째에게는 다 처음이라서 못했던 것들이 둘째에겐 마음조차 여유로워서 더 쉬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감정 공감,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부분에 아이가 어릴때는 감정을 읽어주지 않아도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이 되면 야단을 치거나 설명을 해도 아이는 더 이상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초등 3학년이 된 아이를 보니 지금이 딱 그렇다. 예전에 말을 잘듣던 아이가 요즘은 안그렇다며 변했다고 이야기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아이가 변한게 아니라 그동안 억눌리고 공감받지 못했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뒤틀리고 더 격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도록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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