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가 불러온 '달라진 일상'이 핵심은 비대면이다. 그동안 대면으로 이뤄졌던 각종 축제와 행사들도 비대면 활로를 모색하는 현실이다. 이미 이 분야에서 비대면으로의 전환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아직 경험도, 시간도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변화의 흐름이 빠르다고 할 수 없는 충북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시작됐다. 그런 가운데 온라인 비대면 활동에 가장 익숙한 청년들이 전면에 나섰다.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충북청년축제가 그것이다.

충북청년축제는 올해가 세번째다. 앞서 두번의 행사는 오프라인 위주였다. 유튜브와 SNS가 일상인 청년들을 온전히 끌어들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예기치않은 코로나19가 일상을 뒤덮으면서 온라인에 대한 목마름을 단숨에 해결해 주었다. 불가피하게 시작된 새로운 도전은 한편으론 기회이기도 하다. 충북청년축제도 그 도전에 나섰다. 전체 기획부터 프로그램 하나하나, 평가와 차기준비 등 청년들의 생각과 감각으로 꾸며진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것이 그들에게 맡겨졌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이 만나고 듣고 싶은 강사와 강연이 핵심이다. 방송인·프로게이머 출신 등 유명 유튜버들이 행사일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연도 청년들의 몫이다. 자리를 잡은 이들도 있고, 이제 얼굴을 알리는 이들도 있다. 이들 중 누가 더 많은 박수를 얻을 지는 모를 일이다. 이런 것들이 청년들의 눈높이이며 이를 통해 그들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충북청년축제가 청년들이 만든 청년들의 소통의 장이 될지는 이제 뚜껑을 열면 알게 된다.

올해 행사가 더 의미있는 것은 청년을 취업 대상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시민으로 본 청년기본법 때문이다. 얼마전 발효된 이 법은 청년정책이 단순 일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축제가 그들의 관점에서 청년정책을 살펴볼 수 있는 장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또한 충북의 미래를 밝힐 청년들의 동참과 노력을 이끌어 낼 시험대다. 충북이 기회의 땅이 되려면 양질의 일자리 못지않게 청년들이 만족할만한 복지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의 눈과 입을 통해서 말이다.

바이오·반도체, 방사광가속기 등 미래유망산업이 자리를 잡아도 충북은 청년들의 선택지중 뒤편이다. 청년의 29%가 해외이주를 고려할 정도로 생활이 고달퍼도 이들이 눌러앉기에 충북은 부족한 게 많다. 채용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시대에 청년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열어준다면 일자리의 숨통도 트일 수 있다. 온라인의 생활속 문화는 거리와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어디서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은 청년들을 모이게 한다. 청년정책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이제 이 장의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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