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를 염두에 둔 '공간 복지'

인간은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쾌적한 공간에서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환경은 지속적인 예산 투자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제화된 사회 환경 속에서 외국여행을 자주 하게 되는데, 왜 우리는 선진국처럼 아름다운 생활환경속에서 삶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지 못하는 걸까? 라는 의문점을 간혹 가지게 된다. 자연환경과 역사, 국민성의 차이도 있지만 그것은 아마도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디자인 개념(Design thinking)과 지속적인 집행이 결여된 결과라고 보여 진다. 지자체들의 정책수립과 집행 시 다양한 오류와 실패, 키치적인 결과물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전문가 집단과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재, 지자체 구성원들의 단편적이고 전 근대적인 시각, 전문적인 디자인 실행기구, 즉 라운드 테이블 구성없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비합리적·비경제적인 정책집행을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에이지 프렌드리(연령별 친화, Age friendly design)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개념의 적용이다.

호주 골드코스트 해변의 안전사인

유니버설 디자인은 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다면적인 인간 요구들, 여러 범주의 사용자들, 그리고 시간과 상황에 따른 역동적인 변화들을 모두 수용해야 할 21세기 디자인의 방향이자 트렌드이다. 아울러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킴으로써 인간을 평등하게 포용하는 환경을 창조하는 것으로 그 대상은 나이, 성별, 장애여부, 신체능력 뿐 아니라 경제적 계층, 인종, 나아가 개성까지 모든 범위를 포함함으로써 디자인을 통한 사회평등의 실현을 의미한다.(이연숙, 유니버설디자인2)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바탕으로 살펴본 아동·여성친화도시 관련 자료 중 가장 효율적이고 핵심지표를 보여주는 논문은, 부산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홍선영(2015)의 연구이다. 그는 시민참여 모니터링의 기본방향을 'S·A·F·E부산'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에서 4가지가 주요핵심개념을 도출했는데, 그것은 바로 안전성(Safety), 접근성(Accessibility), 가족친화(Family-friendly), 친환경(Eco-friendly)이다. 즉,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조성, 편안하고 편리한 환경조성, 가정과 사회의 성 평등한 환경조성, 자연과 함께하는 쾌적한 환경조성의 기본방향은 아동과 노약자를 위한 에이지 프랜드리 디자인·유니버설 디자인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아동·여성친화도시는 삶의 질을 살피는 지역정책, 여성이 참여하는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추구한다. 국내에서 시행하는 아동·여성친화도시가 목표하는 바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동등한 참여와 혜택의 분배를 보장하고, 도시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별 요구를 공간에 반영해 성 평등한 도시 공간 및 공공 건축물을 조성하는데 있다.(홍선영, 2015) 아울러 도시 공간계획의 기본영역으로는 도시 기반시설(도로 및 교통, 공원 및 녹지, 산업 등), 공공이용시설(사회복지, 공공시설 등), 주거단지(단지 조성, 주택내부, 공동체 프로그램 등)가 있는데, 아동·여성친화도시 개념과 부합하는 에이지 프랜드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서로 유기적으로 보완해 나아가야할 기본 핵심사항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아동·여성친화 도시 개념과 더불어 살펴볼 유니버설 디자인의 4가지 원칙은, 기능적 지원성(Supportive design), 수용성(Adaptable design), 접근성(Accessive design), 안전성(Safety oriented design)이며, 7가지 원리는 공평한 사용, 사용상의 융통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정보, 오류에 대한 포옹력, 적은 물리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크기와 공간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중 안전성에 대해 살펴보면, 건강과 복지 증진, 개선과 예방, 안전사고 등의 기존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개선할 수도 있으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고려해야하는 측면이다.(이연숙, 유니버설디자인2) 예를 들어, 대조적인 색채와 패턴을 사용해 단차를 표시함으로써 상해를 예방 하거나 청각·시각적으로 표시기능이 많은 경보기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 환경을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환자, 여성, 가족, 주민, 도시사용자 등 각계각층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진정한 개념의 에이지 프랜드리와 유니버설 디자인 계획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보통의 도시 계획에서 간과하고 있는 연령대인 어린이나 노인들을 위한 도시의 설계 및 사용을 핵심 목표로 두고 모든 연령대의 공통영역을 탐색해야 한다. 모든 연령대에 친화적인 도시란 사람들을 만나고, 주택 및 교통을 더 잘 설계하며 안전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듯, 진정한 의미의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고령화 되고 있는 현실상황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지속적인 연구·실행이 필요하다. / 장효민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박물관장,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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