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영양] 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나의 아침은 30분 정도 더 빨라지고 분주해졌다. 아침 6시 30분쯤이면 분주하게 가방을 둘러메고 현관을 나가야 하는 일상이다. 바쁜 와중에 마스크 챙기는 걸 까먹어 다시 들어오기가 일쑤다. 이런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현관문에 체스형 자석 홀더를 붙이고 온 가족의 마스크를 각자 자리에 걸어두게 하니 마스크를 잃어버리고 나가는 일이 줄었다. 일상에서 마스크는 필수가 된 요즘엔 마스크 목걸이가 여러 가지 유형으로 패션을 이끌고도 있다.

며칠 전 우리 식생활관 막내 조리실무사님이 쑥스럽게 무언가를 내밀며 "선생님~ 이 중에 맘에 드시는 것 고르세요"라고 해서보니 여러가지 색과 모양이 다른 마스크 목걸이였다. 정성들여 예쁘게 코바늘로 뜬 마스크 목걸이를 보니 행복함과 정성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의 힘으로 감성을 곁들일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고 마스크 목걸이의 재료와 모양이 다양함에 놀라웠고 우리 한민족의 패션 감각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가족의 마스크 목걸이를 저녁시간을 이용해 동영상을 보며 긴 시간을 서툰 솜씨로 떠서 걸어주며 가족에게 나의 마음과 사랑도 다시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함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기도 했다.

분주한 아침 출근길을 나서면 본격적으로 코로나19와 마주하는 시간의 시작이다.

출근과 동시에 나의 체온을 재고, 조리사님과 조리실무사님들의 마스크 착용 확인과 함께 간밤에 호흡기 증상은 없었는지 확인을 하고 체온을 재서 기록하는 일로 오늘의 업무를 시작한다.

조리실과 식생활관 주변을 한 번 둘러본 뒤 부식과 육류 차량이 도착하면 배송한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호흡기 증상 유무와 체온을 확인해 기록하고 서명을 받고 나서야 물품 검수에 들어간다.

물품 검수가 이렇게 끝이 나면 오늘의 요리가 시작된다. 뜨거운 불 앞에 마스크를 코까지 가리고 다듬고 세척하고 소독하고 조리고 부치고 찌고 볶는 과정을 거쳐 맛있는 오늘의 식단이 완성된다. 완성한 후에야 한시름 놓고 덥고 답답한 마스크를 한번 벗어보는 시간을 갖는 우리 식생활관 식구들을 보면 아타까운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고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우리 조리사님은 늘 아이들이 우선인 마음을 내게 이렇게 표현하곤 하신다.

"선생님~ 저는 아이들이 조금이라고 더 행복한 맘으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이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고 제 일 인걸요." 참 고맙고 감사한 분이다.

이런 정성과 고마움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시간이 오면 난 위생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손에는 위생장갑을 끼고 행복한 미소를 장착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식생활관 입구에서 뽀득뽀득 손을 씻고 소독액을 문지르며 "행복하세요"하며 행복을 선물하는 아이들과 마주하며 수저와 식판을 나누어주며 눈인사로 답을 한다.

아이들은 각자 이름표가 붙은 자리에 앉으면 가림막에 붙여 둔 마스크 걸이에 마스크를 걸고 정성 가득한 오늘의 행복 먹거리를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작년의 아이들 같으면 재잘재잘 옆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먹었을 시간이었지만 요즘은 한자리 건너에 친구가 앉아 있고 잠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려하면 어느샌가 손뼉을 치며 아이들에게 곁으로 다가가 "앞을 보고 옆 친구와 이야기하지 말고 식사하세요"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깨야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조현아 진천 문상초 교사

옆 친구와 이야기하며 먹을 땐 안 먹던 나물 반찬도 한 번 먹어보는 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앞 친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옆 친구의 모습마저도 옆구리만 봐야 하는 현실이지만 때때로 소소하게 행복을 선사하는 아이들과 식생활관 식구들의 행복한 목소리와 미소가 오늘도 나를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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