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높아 포자 형성 안돼…발생 시기도 늦어져
보은 송이 1kg당 50만~55만원 지난해比 30% 급등

송이버섯. / 클립아트코리아
송이버섯.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추석을 앞두고 송이가격이 '금(金)값'(?)이 됐다. 사상 초유의 장기간 호우 여파로 보은 속리산을 비롯한 충북 송이 주산지의 채취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4일 보은 산외면 신정리 작목반에 따르면 가을 송이 채취는 절기상 백로(白露·9월 7일)를 기점을 시작되며 작목반은 이 기간동안 평균 400~500kg를 채취한다. 충북의 경우 속리산에 인접한 보은군, 제천시, 괴산군 등이 주 산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는 긴 장마 등으로 포자 형성이 안되면서 발생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송이 작목반이 있는 보은 산외면 신정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만 해도 9월 중순부터 송이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잡버섯 구경도 힘든상황이다. 작목반은 일교차가 커지는 다음달 초부터 송이가 나올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신정리 작목반 김진호(66)씨는 "송이가 잘 자라려면 비가 적당히 와야 되는데 올해는 해도해도 너무 많이 왔다"며 "비가 많이 오면 포자가 다 죽는다. 속리산 인근은 이쪽보단 낫다는데 별반 차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잘 따는 사람들은 평소 한 번 올라가면 3~5kg에서 많으면 10kg까지도 따는데 지금은 1kg도 못 캐고 있다"며 "수확량도 작년만 못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같은 품귀현상에 추석까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물용 송이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지난해 보은군 관내 송이 1kg 평균가격은 약 4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kg당 5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이날 보은 속리산 인근에 위치한 송이버섯직판장의 경우 1kg 상품을 55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보은군 속리산관광정보화마을도 지난 23일부터 속리산면 사내리 일원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설치하고 버섯 판매를 개시했다. 상품 등급별로 나눠 판매중으로 지난해 대비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인근 주산지인 경북 문경시, 봉화군에서도 kg당 평균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승원 사내리 이장은 "송이와 능이가 잘 자라려면 온도와 습도가 잘 맞아야 하는데 긴 장마로 습도가 높고, 장마 뒤 이어진 폭염으로 버섯균사 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 않다"며 "송이와 능이의 채취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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