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도시 분위기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의 어린이놀이터.

글로벌화, 개방화, 스마트화, 초연결 네크워크화 되고있는 21세기이지만 갑작스런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이 더욱 필요한 지금, 가족 단위의 야외활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적합한 지역 내 문화시설과 다양한 공유 프로그램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지자체는 공공개념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도시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도서관의 기능이다. 국내에서 신축되는 도서관의 경우, 도서열람 등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복합적인 기능이 접목되고 있다. 전시갤러리, 커피숍, 편의점, 디지털 영상 대여, 야외 공연장, 주민 참여 프로그램 운영 등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른 분야와의 융합 결과물이 다문화 시대에 맞게 설치·운영되고 있다.

호주 골드코스트의 대형쇼핑몰 화장실 이미지.

또한, 차별화된 주제(어린이 영어, 건축디자인, 미술, 음악 등)를 가진 도서관들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일부의 사례이고 기존 도서관들의 변신은 여러 가지 여건상 요원한 상태이다. 외국의 유명 문화시설은 물론 중소도시의 문화 관련 시설과 국내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건축 설계나 시공, 인테리어, 사인 등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체성 표현과 전체적인 구성의 조화,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다. 도서관의 의미나 목적도 지역의 특성에 맞고 차별화된 공간구성과 프로그램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인들의 눈높이는 선진국의 문화시설과 대형 쇼핑몰을 경험하고 그 수준을 요구하는데 지자체의 수준은 아직도 그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제인 '가족친화'의 경우, 가족 친화적인 공공시설물인 주차장, 화장실, 보육환경, 공동체 등에 관심과 리뉴얼(Renewal) 작업이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공 시설물 디자인에 도시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문적인 디자이너의 색 다른 관점,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이 함께한다면 그 지역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표현하며 아름답고 기능적인 가족 친화적 공간으로 구성될 것이다.

런던 코벤트가든의 가족친화문화공간.

가족 친화적인 공간 조성과 아동·여성 친화 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아동·여성의 역할과 친화성을 연계해 도시사용자로서 아동·여성이 가진 욕구(Needs)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여성 친화성을 구체화하고 계획요소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도시공간의 주체이자 도시사용자로서의 불편함과 개선점을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해 여성·아동의 구성인자로 발전시켜야 한다. 국내의 여성 친화 도시의 경우 부분적인 사업 집행과 결과로 인증을 받았으나 도시사용자의 입장에서 본 도시공간은 거의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동·여성 친화 도시가 목표하는 바는 아동·여성·남성 모두에게 동등한 참여와 혜택, 분배를 보장해야 한다. 도시공간을 이용하는 도시사용자들의 성별 요구를 공간에 반영해 성 평등한 도시 공간 및 공공건축물을 조성 하는데 있는것이다.(홍선영, 2015) 도시 생활에서 아동·여성의 만족도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주차장, 화장실, 인도, 도로, 공원 등 주요시설물들이 편의와 배려, 안전,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며 또한, 차별화되고 통일된 디자인 적용이 바로 진정한 가족 친화적인 아동·여성 친화 도시의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공동체 구성원 상호 간의 협력과 지원, 문화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가족 동반자에게 불편한 시설을 개선, 임산부나 유아 등 가족을 위한 복합 공간 조성(가족화장실,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 어르신 놀이터 등)등이다.

호주 멜버른의 주립도서관 모습.

에이지 프랜들리와 유니버설 디자인 관점의 가족친화적인 모범사례를 최근에 경험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호주 브리즈번시의 퀸즈랜드 주립아동병원은 외부의 독특한 건축 형태는 물론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전혀 새로운 친환경 디자인과 인테리어 감각, 조형적인 사인으로 구성돼 있어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 작품을 보았다. 아동 관점에서 디자인된 실내의 다양한 표현과 재질, 부모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느껴지는 조화로운 구성에서 과연 선진국의 에이지 프랜들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용자를 위해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장효민 교수
장효민 교수

국내에도 특히, 지역의 젊은 주부들은 어린 자녀들이 아플 때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기존의 시설과 결합한 전문적인 아동 전문병원이 설립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아픈 아동을 신속하게, 집만큼 편안한 복합 공간 내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욱 살고 싶은 도시로 인식되고 명확한 아동·여성 친화 도시로 거듭나지 않을까? 도시가 지닌 고유의 특색과 문화 등 무형적인 가치를 포함해 도시사용자들이 그곳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바로 도시 브랜딩이고 시티노믹스(Citinomics)이다. 각 지자체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아동·여성 친화도시를 위해 글로벌 마인드와 에이지 프랜들리·유니버설 디자인 관점에서 새로운 도시 브랜딩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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