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비대면 병행… 체계적 재난 안전 대책 세워야"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장, 이상훈 한의학 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완종 중부매일 기자가 비대면 사회서비스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대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장, 이상훈 한의학 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완종 중부매일 기자가 비대면 사회서비스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대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우리사회는 올해 초 전국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특히 질병의 확산과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각종 보건복지시설들이 문을 닫는 등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를 열고 있다. 그러나 언택트 시대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보건복지 분야의 비대면 서비스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시설의 비대면 사회서비스의 현황과 개선 방안 등을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장, 이상훈 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편집자

노인·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보건복지시설은 주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장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장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 우리 사회는 갑작스럽게 들어닥친 코로나19로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일을 대처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행된 것은 이들 복지시설에 대한 무기한 휴관조치다. 2월 24일 노인·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무기한 휴관 조치가 시작된 이후 모두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과정에서 돌봄, 의료 취약 어르신들은 복지시설 내 여가 및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신체 등 운동 기능 저하를 경험했다. 또한 돌봄 서비스를 받던 어르신들 역시 심리정서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 역시 일자리 사업의 중단으로 생계가 막막해졌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시설들은 코로나 상황에 따른 관리 철저와 야외 프로그램, 실내 10인 이내 프로그램, 무더위쉼터 등을 단계적으로 운영하고 생계가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 등을 제공했다.

-이상훈 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과거 보건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은 대부분 물품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정신적인 복지가 훨씬 중요하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글로벌 홈트레이닝 업체가 급상승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유명인과 함께 운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주요 프로그램인데 이는 대부분 이용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즉 취약계층은 물품 등 물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정신건강을 위한 복지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컨텐츠는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특히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노인·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에게 가장 큰 문제는 대응 관련 정보접근이었다.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은 스마트폰 조차 제대로 활용하는 분이 드물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정보 전달의 접근 방법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실질적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전달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운 부분이다. 더구나 보건복지시설에서는 정부방침 내지 공적 재원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로서 자구적 방안 마련에는 다소 적극적이지 못하다. 지자체 소속 시설 역시 별도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에서 강조한 '스마트(비대면)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이상훈 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상훈 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이경준= 장애현상을 고려한 충분하고 실용적인 정보제공이 이뤄지고 있는지, 즉 비대면 차원의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정보접근과 내용에서 장애유형과 특수성을 고려한 전술이 제대로 고안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여기에 직접적 조처가 필요한 당사자들에 대한 서비스제공에 대해서는 대면과 비대면 연계 대응을 어떻게 고안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원격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기반구축이 일개 가정이나 시설차원에서 원활히 구축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지원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개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초안을 가지고 로드맵까지 구상해야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상훈= 예를 들어 연인을 썸을 탈때는 그 사람에 대한 장점만을 보게 되지만 이후에는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현재 비대면 서비스가 처해있는 상황이다. 분명 비대면 시스템은 도입돼야 하지만 분명한 문제점은 있다. 원격의료의 경우도 그렇다. 비대면을 통해서 알 수 있는게 거의 없다. 전화 등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검사 결과만 나와도 가능한 일이다. 그보다는 혈색, 걷는 모양, 말에 힘이 있는지 등의 암묵적인 진단이 더 중요하다. 이것들은 비대면 의료에서 다 빠지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비대면 서비스는 아직 일부 엘리트 집단에서만 실현이 가능한 이야기다. 인프라가 구축되더라도 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결국 사용자가 언택트 장비 앞에서 케어를 받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밀착지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 같은 갭을 메꾸는 것이 비대면 서비스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하다.

-오봉욱= 보건복지시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처음 접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논의 중에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이 코로나19 상황이 발생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결국. '스마트(비대면)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은 분명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문가 영역과 서비스 이용 대상자 영역으로 구분하여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비대면 서비스에 대해서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 여전히 찬·반이 나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보건복지시설에서 수행 중인 비대면 서비스의 효과성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경준= 현재 스마트 비대면은 보편적 수준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메시지 안부, 좀 더 나아간다면 화상 안부나 유튜브를 통한 기관 차원의 기관 동정이나 직원 안부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대면을 최소화하면서 주로 간식.부식지원이나 도시락 배달 정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비대면에 대한 시스템의 구축에 있어서 의문이 든다. 개발에 대해서 구체적인 초안부터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다. 특히 무조건적 비대면만 고수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사고라고 본다. 다시 말하면 '대면의 최적화'를 통해 안정적 지원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실례로 원격 의료와 원격 시스템 온라인 학위 등은 시스템에 대한 기반 구축과 그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되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일반 가정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도있게 구축하지 않는다면 이는 '안하니만 못한 것'이 될 수 있다. 결국 비대면서비스의 내용과 방식이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되거나 그로 인해 효과성을 논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훈= '비대면'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 단축이다. 회의의 경우 이동시간 뿐만 아니라 자료를 사전에 준비해 요점만 이야기 하기때문에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노하우만 쌓이자면 비대면 서비스는 좋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보건복지시설의 서비스에 대입하자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보건소 의사가 전화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지역 주민에게 더 많은 시간이 활용 될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요양보호사 등 서비스 제공자들이 통합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인프라 역시 현재로썬 많이 부족하다.

-오봉욱= 두 분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 코로나19의 확산 예방을 위해 고위험군인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해 공감과 이해를 하시는 점에서 수긍하고 있으나 이것이 비대면 서비스의 효과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단지 지금은 비대면 서비스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대면 서비스에 의한 효과를 비대면 서비스로 대신하여 효과를 검증하려면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비대면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노인·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지원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경준= 거시적 차원에서 '코로나19와 인권'이라는 사회적 담론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특히 감염병 예방과 대응 차원의 관련 법률 및 기본계획 등에서 대상자 명확화 및 확대가 필요하다. 재난개념의 (재)정립과 긴급구호물품 지급조건에서 노인, 장애인 등 우선 배정원칙 등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복지시설이 자체적인 코로나19 등 위기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자문조직체를 운영해야하고 비대면 중심이라도 최적의 대면 지원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 돌봄인력 확충과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생각하면 된다.

더구나 원격서비스 프로그램 개발과 확충, 콘텐츠 다양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복지시설의 영상 서비스 제공 시 실용적 콘텐츠 제공이 가능토록 지원해야 한다. 즉 예산이든 제도화든 이번 기회를 통해 자리잡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훈= 비대면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정부가 해야할 일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현재는 금전적 지원에 국한돼 있다. 그보다 노인·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들을 막연히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는 사람들로 비출 경우 분명 지원방안 등의 한계점이 뚜렷하다. 그 보다는 이들 돌봄·의료 취약계층이 의료 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을 '소비자'라는 새로운 시각을 바라볼 경우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방안 등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

-오봉욱= 체감도 높은 보건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와 재정 그리고 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이 아닌 경우를 보면 지금의 비대면 사회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준비를 스스로 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의료 취약계층의 경우에는 지금의 상황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경험하다보니 심리·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의료적으로 접근이 어렵다는 현실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위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상황이 안정이 된다면 비대면에 의한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이용자가 익숙해져야 할 정보통신 기술 영역과 활용 그리고 관련 장비 등이 복지시설 내 갖춰질 수 있도록 시설보강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한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르신과 장애인의 가정 내 이를 위한 기기 도입 등을 위한 지원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대면 사회서비스와 대면 사회서비스의 성공적인 융합을 위한 한마디를 하자면.

이완종 중부매일 기자
이완종 중부매일 기자

-오봉욱= 변화에 대한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서 보건복지시설 관계자들은 대면 사회서비스 위주의 방식에서 이제는 비대면 사회서비스 방식에 대한 이해와 전문기술 등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서비스 이용자의 입장에서 비대면과 대면에 의한 사회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기관의 노력과 더불어 이를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이상훈=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비스 대상자가 무엇이 필요한지, 여기에 대한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대면 앱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짧고 명료해야하며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국 참여형 서비스 개발 형식이 아닌 이상 이는 실질적으로 실현 불가능할 수 있다. 단순 '서비스 제공자'라는 개념을 역전해 서비스를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이경준= 사회서비스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대다 대면+비대면 원리 이해 도모와 홍보가 필수다. 또한 당사자·가족지원이 전제된 장애인지적 관점과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의 재해석이 요구된다. 특히 전문 인력의 확충과 전담조직이 필요한데, 통합사례관리체제가 여기서도 필요하다. 이는 공공과 민간의 연계뿐 아니라 보건복지 시설 자체 내에서 코로나를 비롯한 전염병 내지 위기대응을 위한 종합적인 사례관리 전담 인력을 양성하고 조직화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속에서 심리적 재난안전 관점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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