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융조 청주소로리볍씨기념사업회 상임고문

정기영 전 문화재관리국장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듯이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의 최고권위자로 평가받아, 퇴임한 후에도 세종대학교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초빙되어 문화재행정에 대한 2세 교육을 위하여 20년간 헌신해 왔다.

그보다 앞서 있었던 정재훈 문화재관리국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유적조사와 이에 대한 올바른 대책을 세워, 지금까지도 많은 후학들이 그의 문화재에 대한 고견을 듣고 참작하여 방향을 설정한다고 한다.

그가 청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말로는 특별히 '직지심경요체'에 대한 발굴과정과 그에 대한 처리 문제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정 국장은 재임시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부지와 건물이 왜소하게 되어 국가적인 망신을 하고 있다며, 무척 자책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아왔다. 그래서 사적지로 지정된 고인쇄박물관의 증축허가문제에도 무척 신경을 써서 드디어 청주시의 뜻을 받아 증축하도록 하였다(청주시는 나기정 전 시장 재임시 이 사실을 알고 증축 후 10년이 가까이 되었음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뒤에 그는 국립중앙도서관장 재임시 세계도서박람회에 '직지'의 전시와 함께 이 책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참가한 많은 도서관인들에게 크게 자랑한 것을 큰 업적으로 생각해오고 있어 왔다.

그런 그가 작년 11월 청주 방문길에 시장 집무실로 찾아가 반가운 수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자서전에 집필한 내용을 소개한다며 '직지'에 관한 일련의 에피소드를 들려준 뒤, 한 가지 남은 과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고 있는 청주 소로리볍씨를 20여년 연구해온 전공학자와 잘 의논하여 박물관건립을 마지막 부탁으로 한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청주시가 소로리볍씨 출토지에 있는 소로분교에 영화제작소를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 국장은 목소리 높여 자신의 뜻을 전하라고 하며, 소로분교에 박물관을 세우는 청원서에 바로 서명을 하였다. 이 사실을 듣게 된 문화재위원회 전 위원장 안휘준 명예교수(서울대)와 우리나라 박물관계의 대부인 (사)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김종규(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현 회장 윤열수, (사)한국박물관학회 김영호회장(중앙대교수) 등이 서명하자 협회와 학회회원들이 열화같이 이름을 올려놓게 되었다.

이들은 세계문화유산을 결정하는 국제기관인 유네스코 본부(M. 부쉬나키, 유네스코 문화담당 사무부총장)와 이코모스 본부(M. 뻬제, 이코모스 총재)는 청주 소로리볍씨와 유적의 보존에 대한 강력한 항의서한(Letter of Appeal)을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당시)께 보내(2004.10.27), 소로리유적과 볍씨가 세계문화유산의 보편적가치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였음을 상기하며, 다시는 이와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염원한다고 하였다.

오늘의 청주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여러분의 시장과 군수(청원군)들이 이룩한 큰 업적의 토대를 바탕으로 하여 온 것이라고 믿는다.

이융조 / 청주 소로리볍씨기념사업회 상임고문
이융조 청주 소로리볍씨기념사업회 상임고문

나기정?오병하?이승훈 전 시장과 오효진·김재욱 군수님들은 현직을 벗어난 지금의 위치에서도, 언제나 청주 소로리볍씨와 박물관문제를 걱정하고 올곧은 말씀을 청주 소로리볍씨기념사업회(회장 박연석)에게 강조하시곤 한다.

청주시가 이분들의 높은 견해를 자문하고 경청하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은 우리 청주시의 발전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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