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대면 수업 줄어 관리 한계"… 대책 시급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속보=청주 모 중학교 학교폭력 사태의 주 무대가 이들이 다니는 학교 운동장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피해자의 신고 전까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줄어들면서 학생 관리에 허점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월 6일 1면 보도)

지난 8월 3일 A군과 Q군은 학교 운동장에서 주먹다짐을 벌였다. A군은 다툼 도중 눈물을 보였고, 이 모습은 또래 친구의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9월 22일 오후 7시께 A군은 또다시 운동장에 섰다. A군은 Q군이 아닌 다른 친구와 마주섰다. A군은 이 자리에서 "난 너랑 싸우기 싫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Q군을 비롯한 가해학생들은 "너 쟤랑 안 싸우면 나랑 맞짱", "그럼 XX이랑 싸워야 돼"라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9월 30일 오후 2시께 A군은 B군과 마주한다. B군은 이번 학교폭력 사태 피해학생 중 한명이다. 이들은 서로 거친 대화를 주고받은 후 몸싸움을 벌인다. 싸움이 시작되자 주변에 있던 가해학생들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내린다. 수차례 주먹이 오간 후 싸움은 멈춘다. A군은 이날 오후 8시께 학교 앞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Q군을 비롯한 가해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다 부모님께 발견된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폭력행위가 발생할 당시 학교에는 행정직원 및 당직자가 상주했다고 밝혔다. 다만 근무여건상 학교 내 폭력행위를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정확한 시간을 확인해야겠지만 근무여건 상 그 시간대에 순찰을 돌거나 하지 않으면 상황을 모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학생들을 면밀히 살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과 대면하는 시간이 적다보니, 온라인으로 관련 지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운동장이 학교폭력 사각지대로 전락하면서 A군 등은 2개월여 동안 원치 않는 싸움을 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을 만나겠다며 자신의 집이 아닌 할머니집에서 자주 생활했던 A군은 추석 전날 "학교에서 축구를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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