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도시의 성장 동력을 이야기할 때,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대세는 '창업도시'임은 틀림없다. 경쟁력 확보 혹은 지속가능한 지역을 위해 '창업도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됐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의 거대 도시는 물론 천안, 군산과 같은 중소 도시들까지도 속속 '창업도시'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는'글로벌 5대 창업도시'도약을 핵심전략으로 소개했다. '세상을 바꾸는 담대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일자리로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4차 산업혁명 기술인재 및 외국인 창업가 1만 명을 육성하고, 창업공간도 기존보다 두 배가량 늘린 2천200여 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비 9천600억 원, 국비 6천800억 원, 민간자본 3천억 원 등을 투입해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벤처기업인 유니콘을 15개 이상 배출한다는 포부다. 또한 서울 전체 기업 매출액 대비 벤처기업 매출액 비중을 현 3% 내외에서 22년까지 7%까지 높여 '제2의 벤처 붐 확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파크 조성 공모사업에 대전광역시를 단독형(120억 지원), 천안시를 복합형(140억 지원)으로 최종 선정했다. 스타트업파크는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방적 혁신공간'으로 불린다. 2019년도 인천 송도가 '제1호 스타트업 파크'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는 기존 창업기반을 활용해 조성하는 단독형과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기업지원, 주거, 문화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복합형으로 나눠 공모했다.

천안시는 이번 사업으로 KTX 천안아산역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의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도시재생 혁진지구로 지정된 천안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들어설 창업공간은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그린 스타트업파크 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많은 도시들이 '창업도시' 선포를 줄 잇고 있다. 왜 일까?

과거 지속가능한 도시의 가장 큰 조건 중 하나는 기업유치였다. 그냥 기업도 아니고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설비와 인력이 결합된 사업모델을 보유한 기업을 모셔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치산업 중심의 대기업, 중견기업 유치는 더 이상 많은 일자리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인해 설비는 점차 고도화되고 있고, 기계자동화는 물론 인공지능까지 탑재되면서 제조업 유치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방정식은 더 이상 시대 흐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는 지난 1871년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노동인구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기계의 출현으로 농업과 제조업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반면 사회 서비스 등의 일자리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직공과 편물공, 타이피스트 등은 크게 감소한 대신 교육지원 보조자 및 복지, 주택, 청소년, 지역사회 업무 종사자의 일자리는 대폭 늘어난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농업에서 공업으로 다시 서비스업으로 모든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 19가 촉매제가 돼 서비스는 다시 스마트한 플랫폼 서비스 시대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타트업이 있다.

2020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상위에는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를 제외한 다수의 기업이 스마트한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다. 전자상거래의 '아마존'.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 쇼셜 네트워크의 '페이스북', 인터넷 미디어의 '텐센트' 등은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 기업인 동시에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는 글로벌 기업이다.

우리에게 스타벅스의 도시로 잘 알려진 시애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아마존이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해 기업설립 25년 만에 44년의 역사의 마이크로소프트 보다 더 많은 직원을 고용했다. 유럽은 GDP 대비 스타트업의 경제 기여도가 9.5%에 이른다. 뉴욕은 지난 10년간 기술개발로 29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베를린의 스타트업은 평균 27.2명을 고용해, 독일 기업 평균보다도 두 배 이상 높다.

취·창업 상담을 할 때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가장 안전한 취업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성공 창업 비법은 무엇인가요?"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그때마다 대답은 늘 한 결 같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길 간절히 바라지 말고, 나를 매력을 알아 볼 수 있게 하라"고 말이다. '뽑아주길 바람 하지 말고, 내가 만들면 된다'는 정신이 시작이다. 그 정도의 배짱이 없으면 취업이든 창업이든 성공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도시의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지역으로 와달라고 끊임없이 구애하기 보다는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가장 안정적이고 동시에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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