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의 공존 '미래형 도시' 만들다

호주 시드니 센트럴파크의 친환경 상업공간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문화적으로 삶의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도시환경이나 공공서비스 품질 등 도시 전반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도시이미지의 개선은 생활환경의 질적 향상과 도시사용자의 공동체 의식 함양, 관광객 유치로 경제 효과 창출, 도시의 경쟁력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되었다. 국내·외 대부분의 도시들은 '문화도시 이미지'나 '친환경적인 도시 이미지'를 도시디자인 콘셉트로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동·여성 친화 도시의 개념과 유사한데, 아동·여성 친화 도시가 추구하는 친환경성은 "인간과 자연이 공생의 철학에 기반하여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증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생태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삶의 전환을 촉진하는 지역발전을 의미한다"고 여성가족부는 그 개념을 표현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이슈는 여성단체들이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 고가도로 하부의 자연친화공간. 

소비자 단체나 생활협동 단체들의 경우, 친환경 가치를 여성운동의 핵심가치로 표방하였다. 이는 여성들이 생명을 낳고 기르는 역할을 하면서 생태적 환경에 더 밀착되어 있으며, 먹거리, 식수, 가족의 건강문제 등에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환경성'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면, 먹거리, 식수, 대기 등과 같은 직접적인 환경 이슈에 대응할 뿐 아니라, 지역개발, 주거 및 건축 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홍미희, 2010)

영국 런던 템즈 강변의 다리 밑 시민들의 휴식공간.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우리는 주거환경은 물론 먹거리, 문화생활 등에서 친환경적인 삶을 소망하고 있다. 해외여행의 일상화는 선진국의 자연과 인간, 도시가 공생하는 다양한 친환경적의 삶의 모습을 경험하게 하였고 우리도 친환경적인 정책의 실행과 주변의 환경을 바꾸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심의 광장과 소공원들은 남녀노소, 노약자, 장애인들이 상황에 따라 자유롭고 편안하며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친환경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아울러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늘 사용할 수 있는 형태는 물론, 타인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다양한 여가활동이 가능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삭막한 도시 공간에서 도시사용자들이 심리적·감성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일상을 위해 자연적인 요소와 함께 색채, 조명, 환경 조형물, 그래픽, 사인 등 제반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요소가 잘 적용된 주변 환경은 가치 있는 삶의 필수 요소이다.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호주 멜버른의 소형 청소 차량.

아울러 친환경적인 도시의 공공사인과 길 안내 시스템(Way finding system)은 도시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그 인지능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다 쉽게 정보를 접하고 이해하게 함으로써 도시환경 인지와 적응력을 증진 시켜줄 수 있다. 큰 글씨와 명료한 색채와 명도 대비, 인체공학적인 각종 시설물 안내판 등은 도시사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심리적인 편안함과 자신감 등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감각적인 디자인의 공공사인과 시설물들은 도시의 이미지를 더욱 격조 높게 하여준다. 도시의 쾌적성과 편리함을 높여주고 심미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유·무형 문화적 생산물의 총 집합체인 도시의 어메니티(Amenity)는 특정 문화, 장소, 환경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쾌적함을 의미한다. 지역성이 곧 도시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가치이며 나아가서는 이를 반영한 콘텐츠야말로 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측면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기반이다. 결국, 지역문화와 콘텐츠를 활용한 품격 높은 디자인이 적용된 도시공간 조성이 바로 도시의 차별화이며 아울러 시티노믹스(Citinomics) 전략인 것이다. 이러한 도시공간의 어메니티 디자인에 친환경적인 요소들이 다양하게 적용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마카오의 거리의 화단과 벤치는 모자익 타일로 꾸며져 있다.

우리의 도시·공공디자인 정책은 여태까지 물량 위주의 압축적 경제성장, 도시 공간 구성 요소별 담당 기관의 다름, 문화·예술·디자인 마인드 부재, 법제, 정책적 노력 부족, 디자인 결정 과정에 도시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상황을 탈피하여야 한다. 문제의 해답은 바로 협업을 통해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의 이해능력과 디자이너의 맥락표현 능력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있다. 즉, 다양한 계층의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 구성이 선결과제이며, 아울러 지속 가능한 디자인 표현과 컬러, 재질을 사용하여 효율적인 정보전달은 물론 도시의 이미지와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조화로운 요소로 제작되어야 한다.

영국 런던의 공유자전거 시스템.

그리고 도시 전반의 물리적 환경 수준을 향상시켜 지역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디자인은 기술, 사회, 환경 등 우리 삶과 밀접한 부문들에서 불편함을 해소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우리는 이러한 합리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개념을 적용하여 도시사용자를 위한 에이지 프렌들리(연령별 친화, Age friendly design)와 유니버설(Universal design)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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