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상추 추가 시 1천원 받아요."

최근 다녀온 청주의 한 식당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 말이다. 점심을 먹으며 상추를 추가했다. 당연히 안내문대로 추가 금액 1천원을 낼 생각이었다. 상추값이 금값인걸 아니까.

그런데 돈을 계산하려는 업주가 잠시 망설였다. 내 표정을 살피더니 죄라도 진 듯 조심스럽게 계산기에 카드를 들이댔다. 이렇게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데 오죽하면 상추 추가 금액을 받을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2차 확산이 그 어느 때보다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청주 구도심인 성안길을 나가봐도 예전같지 않다.

옛 apm 자리에 빽빽이 들어서 잇던 옷가게 거리의 경우 한집 건너 빈자리가 보이고, 서문교 인근 여행사들은 1~2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굳게 닫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을 끝으로 청주 성안길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청주점마저 영업을 종료했다. 수년간 굳게 자리를 지켜온 영화관이었지만 이 곳도 코로나를 비껴가진 못했다.

현재 정부는 재난지원금, 금융지원 등 피해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지원이 당장 도움은 될지도 모른다. 일각에선 정부의 지원금 200만원을 임대료로 내면 정작 지원받는 것은 건물주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경제부 기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희생되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한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8개월.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시적 지원으론 한계가 있다. 코로나 극복을 도와달란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무시해선 안된다.

하루 빨리 식당 사장님이 "여기 상추 추가요"란 말을 속 시원히 받아 들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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