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충청권 4대 지점 47곳 감소… 업계 "수익 고려 축소 불가피"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 증평군 도안읍에 거주하는 연모(80) 어르신은 금융거래를 위해 매주 차로 10여분 거리의 읍내를 왕래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마을 인근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금자동입출기(ATM) 조차 없기 때문이다. 아들 내외로부터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배워봤지만 조작도 미숙하고 개인정보 유출이나 착오송금 등의 불안으로 항상 대면거래를 해오고 있다.

연모 어르신은 "현금자동입출기도 매번 은행 지점에 방문해서 도움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며 "요즘은 은행을 방문 하지 않아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불안하기도 하고 조작도 미숙해서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금융과 코로나19 비대면 확산으로 정보소외계층인 고령층이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더구나 시중은행 영업점이 지속적으로 폐점하면서 이를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충청권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폐점수는 47곳 으로 조사됐다.

먼저 지난 2015년 총 116곳의 지점이 운영됐던 대전은 2020년 8월말 기준 89곳으로 27곳이 폐점, 충청권중 가장 많이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기간 충남은 81곳에서 70곳으로 11곳이 폐점했고, 충북은 66곳에서 56곳으로 10곳이 폐점했다. 다만 세종의 경우 2013년 13곳에서 15곳으로 2곳의 지점이 개점했다.

이들 지점들은 인근 지점으로의 통폐합 또는 폐점을 진행한 지점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현장 점포를 정리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서비스 확대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대부분의 은행 업무가 가능하게 되면서 영업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추세다.

시중 은행들 역시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을 개발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등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비용 문제도 이들 시중 은행들이 영업점을 감축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올해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로금리'에 가까워지면서 은행들이 거두는 수익이 줄었다.

시중 금리가 낮아질수록 은행들의 이익의 핵심이 이자 마진의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금융의 경우 지점 운영에 따른 운영비와 인건비 역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로서는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 지점을 늘려 운영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지점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점포 축소의 자제와 평가 절차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비대면화와 임대료,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점포 축소는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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