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지난해 고객만족도 조사시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이 고객으로 가장해 설문조사에 응해 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도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동원해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관여한 사실을 은폐하려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충주·국민의힘)이 LH로부터 받은 '2019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현장조사 대응' 자료에 따르면 LH는 "조사원의 성향 파악 후 우호적일 경우 관리소 직원 동행 또는 조사 대행이 필요함을 설명하라"고 했다.

또 "미리 준비된 우호 고객을 조사원 설문조사에 투입하고 해당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평가점수 만점'을 부탁하라"고 돼 있으며 "악성 고객 세대는 방문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특히 LH는 관여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설문참여 입주민 유의사항'으로 "관리소 직원 및 LH에서 설문을 잘 받아달라고 부탁받은 사항이 없다고 해달라, 입주민 카페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명시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정황들에 따르면, LH가 그동안 고객만족도 조사결과가 공사에 유리하게 나오도록 조직적으로 왜곡하고 심지어 관여한 사실까지 숨기려 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제보에 따르면 'LH 요구로 우호 입주민을 섭외하고 만족도 평가 점수가 잘나오도록 관리해왔다'는 증언을 비롯해 심지어 '조사 대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LH는 이에 대해 논란이 되자 "내부감사를 했지만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만 쓰였고 공문이 배포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자 2명에 대해 각각 견책과 주의 조치 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로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LH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많은 하자 발생과 이에 따른 민원과 고객 불만에도 불구하고,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2017년 90.1점, 2018년 87.2점, 2019년 89.3점 등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배 의원은 "고객만족도 조사는 성과급과 직원 평가 등에 반영되기 때문에 충분한 조작 유인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국토교통부가 산하기관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이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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