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배달앱 '먹깨비' 오픈 이벤트. / 중부매일일DB
충북배달앱 '먹깨비' 오픈 이벤트. / 중부매일DB

지난 15일로 공공배달 앱 '충북 먹깨비' 서비스가 시작된지 한달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활성화된 비대면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음식배달이다. 이전에도 있었지만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면서 이제는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더구나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소비풍토 변화를 극복하는 탈출구가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와의 창구가 되는 배달 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특정업체 쏠림현상 등이 부작용으로 떠올랐다.

거대 배달앱의 횡포와 독점적 구조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 공공형 앱의 필요성이 제기돼 등장한 것이 '먹깨비'다. 충북도가 민간업체와 손잡고 개발·운영하는 이 배달앱은 무엇보다 저렴한 수수료가 강점이다. 영세 자영업자 등을 위한 사업이다 보니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쏟았다. 업체 입장에서 결코 적지않은 부담인 광고료와 입점비용도 없다. 실제 시장에서 제 역할만 한다면 음식점 등으로서는 참여이유가 충분하다. 거대 배달앱에 비해 접근효과가 뒤지지만 지역적 특성으로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제 시작된 충북먹깨비는 신생 앱이다보니 기존에 이용하던 앱에 비해 적립 등의 혜택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떨어지는 인지도와 부족한 혜택을 극복하기 위해 먹깨비는 여러 가격할인을 무기로 장착했다. 충북도내에 대한 홍보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달앱 시장에서 먹깨비가 안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한달여만에 가맹점이 4천여곳에 이르고 연내에 점유율 10%를 목표로 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먹깨비의 전망을 밝게 보는 까닭은 이것만이 아니다. 공공앱인 만큼 준비중인 지역화폐와의 연결도 나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먹깨비에 착한소비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지역내 단체·모임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초기 가장 큰 과제인 확장성에서 가능성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아직 허공에 뜬 구름이다. 이같은 장점과 가능성은 현실로 구현돼야한다. 그때까지는 지자체와 도민 모두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 날개를 펼 수 있을 때까지는 둥지가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생활 주변에 등장한 먹깨비가 성공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4~8배에 이르는 거대 배달앱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 지역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우는 것은 표면적인 결실이다. 지역에 필요하고 걸맞는 사업을 스스로 찾아내 성공한 사례로 남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유사 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과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 손으로 이룬 자치는 그 무엇보다 큰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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