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석조여래입상·석축 보수 정비 사업 지연

미륵대원지의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이 대형 가건물로 가려져 있다
미륵대원지의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이 대형 가건물로 가려져 있다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미륵대원지(彌勒大院址)의 석조여래입상과 석축 보수정비공사가 지연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이 관광수입 감소로 생계 위협까지 받고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

충주 미륵대원지는 사적 제317호로 이곳의 주존불(主尊佛)인 높이 10.6m 규모의 석조여래입상은 보물 제96로 지정돼 있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향인 절터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충주시는 미륵리 석조여래입상 석축의 일부가 기울어지자 보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국고보조사업을 통해 지난 2014년부터 석조여래입상 보수와 석축 해체보수를 추진하는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2014년 7월에 시작해 2018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중이며 현장에 있는 공사 안내간판에는 공사기간을 아예 지운 상태다.

시는 공사진행을 위해 대형 가건물을 설치,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을 가려놓고 있으며 일부 석축을 해체한 상태다.

이곳은 평소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과 성지순례객들이 찾는 역사유적이지만 공사를 위해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을 가린 뒤부터는 관광객과 성지순례객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해체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석조여래입상과 석축
해체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석조여래입상과 석축

특히 바로 인근에 위치한 세계사(주지 광덕스님)의 신도들도 수시로 이곳을 찾았지만 공사 진행 이후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마을주민들의 절반 정도는 음식점 등 관광수입에 의존하며 살고 있지만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생계 위협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평소 많은 관광객들이 찾던 특산물판매장과 도자기체험장도 거의 개점휴업상태다.

주민 A씨는 "예전에는 단체관광객이나 성지순례객을 실은 관광버스가 여러 대씩 들어왔지만 지금은 단체관광객이나 성지순례객은 거의 없다"며 "공사 이후 주민들이 생계에 심한 타격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역사 전문가들은 "미륵대원지 석조여래입상과 석축은 불교미술 측면에서 보더라도 익산 미륵사지 이상으로 중요한 유적"이라며 "문화재청이나 국립문화재연구소 같은 국가기관에서 맡아 해체와 보수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전담인력도 없는 자치단체가 맡아 추진하다 보니 이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석축을 해체한 뒤에 지하에서 물이 들어오는 문제와 석조여래입상의 안전성문제가 제기돼 이에 대한 용역을 하다 보니 늦어졌다"며 "내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유동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국가기관에서 시작을 했다면 국가에서 책임지고 완수했을 것이지만 지자체에서 보조사업으로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며 "검토에 검토를 하다보니까 당초 계획보다 두배 이상은 늘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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