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인 "너무 성급한 결정" 난색
'외곽지에 부지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속보=제천시의회가 김영희 시립미술관 건립에 제동을 건 가운데 지역의 일부 미술인들도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10월 5일자 4면 보도>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자치행정위원회)가 승인했던 김영희 시립미술관 관련 예산 5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제천시는 오는 27일 이·통장 및 주민자치위원장 50명, 일반시민 40명 등 총 90여 명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열린 제천미술협회 전시전 개막식에서 일부 미술인들이 축사에 나선 이상천 시장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미술인 A씨는 "제천에 시립미술관이 들어서는 것을 어제야 알았으며, 시립미술관은 하나의 역사인데 지역 미술인들 조차 알지도 못했다"며 "시장님의 의지가 높아 추진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문화예술인들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소통 부족에 아쉬움이 크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시장은 "공론화 자체를 시작한 것은 지난 9월이었으며, 의회에 가서 설명을 시작했다"며 "5천만원 예산으로 타당성 조사를 계획한 것이 공론화의 시작으로, 지역 예술계와 상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김영희 작가의 이름을 딴 시립미술관 명칭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술인 B씨는 "미술관 내에 한개 층을 김영희 작가를 위한 공간으로 배려하는 것은 이해하나 '김영희 시립미술관'이라는 명칭은 아쉬움이 있다"며 "후대에서 판단할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천 외곽지에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다른 미술인 역시 "전국의 사례를 봐도 '시립'과 '작가 이름'을 동시에 사용하는 지역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이상천 시장은 "청풍에 수백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시내권 활성화와 무슨 연관성이 있냐"며 "미술관은 제천시내에 관광동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김영희 닥종이미술관이 건립되면 연간 15만명에서 20만명이 제천(시내)에 들어올 것이며, 안들어 올 사람을 들어오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창작자인 김영희 작가의 네임밸류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천시도 지난 22일 "노인종합복지관 4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세계적인 닥종이 예술가 김영희 작가를 테마로 한 시립미술관을 건립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부했다.

시는 "문체부의 공립미술관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면 건물 리모델링 비용의 70%를 지원받을 수 있다"며 "세계적인 작가의 이름을 건 시립미술관을 통해 국제적 홍보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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