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휘자 심사위원으로 지난해 이어 또 참여
응시자격도 지휘 전공 아닌 3년 이상 경력자
예술계 "불공정 농후… 내정자 위한 것 아니냐"

충북도립교향악단 전경.
충북도립교향악단 전경.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 공개모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벌써부터 심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직전 지휘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응시자격도 지휘 전공자가 아닌 음악분야 학사이상 소지자로서 3년 이상 지휘 경력이 있는자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휘자의 임기 만료 후 객원으로 전환해 운영한다는 입장을 8월 26일 도립교향악단에 전달했다.

이후 중부매일의 '코로나 핑계 상임지휘자 안뽑고 객원 전환 꼼수(?) <9월 1일자 1면>, 선장 없이 표류 우려되는 충북도립교향악단 <9월 4일자 15면> 보도 후 돌연 9월 15일 지휘자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1차 서류심사에 이어 22일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도립교향악단 지휘자 공모에 서류를 제출한 사람은 총 15명으로 지난 15일 4명이 서류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합격자 확정이 되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 도립교향악단 단원들과 예술계에서는 공정성 시비에 대한 내용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전 지휘자가 1, 2차 심사를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시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립교향악단 단원들은 "지난해 이런 일이 있은 후 충북도에 공정한 심사를 정중히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날만한 행동을 왜 또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직전 지휘자와 동문인 특정 대학 출신의 심사위원이 포함됐다는 것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불공정의 소지가 있다"며 "애당초 배제를 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응시자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지휘자 공모 응시자격에는 '음악분야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공고일 현재 3년 이상 지휘 경력이 있는 자'로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예술인들은 "당연히 지휘 전공자로 공고가 났는 줄 알았는데 이런식이면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 사람에 맞추려고 한 것 아니냐"며 "바이올린 전문가를 뽑는데 음악 전공한 아무나 응모하라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그런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으나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가 진행될 것이니 걱정말라"고 밝혔다.

지휘를 전공한 한 음악인은 "합격자 발표가 되기도 전에 이러한 공정성 시비가 인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예술단에 부지휘자 제도를 통해 지역 인재가 음악을 포기하게 되거나 외지로 유출되지 않도록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사 공정성 논란 속 도립교향악단 최종 합격자 발표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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