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수석교사들에게는 '수석교사 수업나눔의 날'은 큰 축제이자 숙제다. 도내 선생님들을 초청해 현장 연수를 진행하며 현장 수업 분위기를 전하기 때문이다. 이 축제를 위해 도교육청 장학사, 연구사, 수석선생님들은 서로 협업을 해 교과별 분과를 만들고 수업 시연을 한다. 수업 참관이나 수업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교사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토론도 한다.

'수업 나눔의 날' 주제와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사실상 거치는 절차이며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19가 모든 걸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애초 계획했던 현장 연수를 바꾸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수석교사 수업나눔의 날'은 다소 미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전년도에 치열하게 고민했던 수업 방향을 급하게 변경해야만 했다.

온라인 수업이 등장하며 '현장 교사는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까?', '온라인 수업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원하며 학생들을 어떻게 새로운 배움의 형태로 이끌어낼까?' 등등 많은 생각 중에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에 '다양성'을 부여, 콘텐츠 활용 강의로 운영 방향을 잡았다.

쌍방향 실시간 온라인 연수로 진행되어 처음엔 신청하는 이들이 혹시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막상 신청서를 받아 보니 300여명이 넘었다.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나눔의 날' 구성은 '교사, 교육과정으로 살아가기', '온라인 수업 동영상을 만들자.', 'Zoom 활용 수업, 어떻게 하지?', '신문지 막대로 놀아요.' 등 4개 분과로 운영됐고, 실시간 온라인 연수라서 혹시 기자재를 다루는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 상황을 대비해 많은 연습을 했다.

강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별강사와 수석선생님들이 준비한 자료로 화면상에서 선생님들에게 설명하고 채팅창을 통해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어느덧 연수는 종반으로 치달았고 마무리 진행 멘트를 하려는 시간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예정된 파일 작동 시간이 지나 로그아웃 되면서 갑자기 중요한 정보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당황한 나머지 선생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마무리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연수 직후 미안함과 함께 참여 교사들에게 파일을 찾아 일일이 보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히려 감사 인사와 함께 연수가 유익했다는 답글이 계속 올라왔다.

이은경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잠시 격려와 관심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올해 수석교사 '수업 나눔의 날'을 통해 수석교사가 고민한 수업 방향이 옳았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학습공동체의 일원으로 감사함을 갖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위기의식과 도전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 준비하는 일선 선생님들과 수석선생님들의 노고,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었던 장학사 및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진천상산초 수석교사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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