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공식개방…새물맞이 인파 북적

1958년 콘크리트로 덮인 이후 47년 만에 복원된 청계천이 지난 1일 오전 서울시민들에게 처음 공식 개방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복원된 청계천을 열어 시민들이 수표교 등에 설치된 진입 계단을 통해 청계천 아래 산책로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나 도로-청계천 사이 차단로 등에서 복원공사를 지켜봤던 시민들은 처음 물가로 내려가 산책로를 거닐며 되살아난 청계천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개통 첫날 청계천을 찾은 사람은 오후 8시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있다.

전날 많은 비가 내려 전야제가 연기되기까지 했지만 다행히 이날 오전 9시를 넘어서면서 비가 그치기 시작해 시민들의 청계천 나들이는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횡단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청계5가 모전교 부근 등에서는 시민들이 도로를 건너는데 큰 불편을 겪었고 무단행단하는 행인과 차량이 뒤엉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청계천 시점부인 광화문 동아일보 앞 청계광장에서는 오후 6시부터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명박 시장, 소설가 박경리씨등 각계 인사들과 시민 대표 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계천 새물맞이' 기념식이 성대히 거행됐다.

청계천 복원ㆍ개통 사흘째이자 연휴 마지막 날인 3일에도 서울 도심의 청계천에는 많은 시민과 외국인 등이 몰려 복원된 청계천의 정취를 만끽했다.

특히 이날 청계천로에서 진행된 `청계천 시민 걷기대회'에는 시민 2만5천여명이 참가해 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 청계천 시점부인 청계광장에서 고산자교까지 걸으며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청계천을 둘러봤다.

또 이날 낮 12시까지 청계천에는 시민 10만여명이 방문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누렸다.

시는 "개통일인 1일 58만명, 둘째 날인 2일에는 63만명이 온 것으로 집계됐다”며 “오늘은 1, 2일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걷기대회에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출발식에서 참가자들에게 “청계천을 여러분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만들었는데 좋아하시니 고맙다”며 “(오늘 대회가)희망과 자신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행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 연인, 혹은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교통 통제로 뻥 뚫린 청계천로 남측 차선을 따라 청계광장에서 고산자교까지 5.8㎞를 걸으며 달라진 청계천을 구경했다.

또 장통교에서 피에로 분장을 한 채 팬터마임을 하고 있는 거리예술가와 사진을 찍거나 광통교에서 마련된 장애인 연주단의 합주곡 공연을 감상하기도 했다.

이날 걷기대회 참가를 포함, 사흘째 계속 청계천을 찾았다는 안명수(82)씨는 떯せ玲?길이 남을 일인데 죽기 전에 구경하러 나왔다”며 “60년 이상 서울에 살며 복개 전 청계천도 봤지만 복원된 청계천은 옛 청계천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깨끗하고 서울을 완전히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서현진(29)씨는 "고가도로 철거 전에도 청계천을 자주 다녔지만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서울이 이렇게 좋은 곳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반색했다.

그는 그러나 “산책로도 넓지 않고 청계천 언덕의 안전통로도 좁아 시민들이 다니기 불편한 만큼 한달, 혹은 두달에 한번 정도는 오늘 대회 때처럼 차량의 통행을 막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들은 이날도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청계광장 입구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청계천 양쪽 산책로를 따라 하류로 걸으며 청계천을 구경했다.

또 어릴 적 뛰어 놀던 동네 하천을 떠올리며 산책로 중간 중간에 설치된 징검다리를 이용해 개울을 건너거나 청계천 풍경을 사진기에 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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