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아이들은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끝도 없이 질문을 한다.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으로 반짝 거리는 눈망울을 하고 끝없이 질문한다. 아주 쉬운 질문부터 비교적 어려운 질문까지 수도 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을 알고자 하는 욕구와 지적인 욕구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서 질문을 하는 아이가 아이라 점차 교사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아이로 바뀌어 간다. 학교에 오면서 서서히 질문을 잊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동안 수업은 아이들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교사가 질문하고 아이들이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교실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주어진 시간 내에 수업을 의도한 방향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학습에서 수동성을 면치 못했다. 스스로 질문을 생성해 주체적으로 문제해결을 하기 보다는 교사가 제시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양의 학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효과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는 지식만으로는 미래 사회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게 되었다. 학생 스스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주도성을 가지고 학습을 해야 하는 일종의 주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래사회의 변화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에 평생 학습의 시대에 맞게 우리 아이들은 평생학습자로서 능력을 익혀야 하는 시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면서, 그 질문들을 스스로 탐구해가는 능력이다.

이에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질문권을 교사에게서 학생들에게 넘겨주고 있다. 그 동안 교사가 생성하여 질문하던 것을 이제는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 내고, 그 만든 질문을 스스로 혹은 친구들과 협력하여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학생은 진정한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흔히 질문의 수준을 보면 그 학생의 지적수준까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학생의 다양한 사고 수준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잘 만든 질문 하나가 학생들의 사고를 촉진하고 고차원적인 사고 수준으로까지 이끌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도록 수업을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질문이 학생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구구절절 많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학생들 스스로 생성한 질문을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야말로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된 지식은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

김초윤 만수초 수석교사
김초윤 만수초 수석교사

스스로 생성한 질문에 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에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능력은 바로 이렇게 스스로 학습하여 지식을 구성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다. 잡아다 주는 고기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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