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일상(뉴노멀)에서 음식배달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맞벌이에 이어 1인가구 증가 등 달라진 생활 환경으로 배달 음식은 주요한 일상이 됐다. 더구나 코로나로 활성화된 비대면 문화가 더해지면서 외식산업 등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몇몇 유명 배달앱으로 창구가 몰리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과 더불어 지역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배달망의 입김이 커져 주객(主客)이 바뀌면서 영세 자영업자인 지역 음식점들은 곤혹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에 등장한 것이 먹깨비다.

오는 15일 출범 두달을 맞는 배달 앱 충북 먹깨비는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위해 공공형으로 만들어졌다. 가맹비와 광고료가 없어 누구나 입점할 수 있고 민간 배달앱보다 4~8배나 싼 수수료로 부담을 줄였다. 수익보다는 이용자들의 편익을 추구하고, 안정적인 사회망 구성으로 소상공인들을 돕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운영은 민간개발자에게 맡겨 효율성을 확보하는 한편 업체를 하나만 선정해 수익보장과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이런 까닭에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공공 배달앱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먹깨비의 전망이 밝았던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으로 이미 시장을 선점한 거대 민간 배달앱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이 염려될 정도였다. 그러나 적극적인 할인행사 등을 통해 인지도가 급상승했고, 낮은 문턱으로 가맹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달만에 4천곳에 달해 두달도 안돼 도내 배달음식점의 70%인 5천점을 돌파했다. 이제는 연내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성을 살린 지역화폐 활용 서비스도 조만간 시행된다. 무엇보다 이용자의 빠른 확산은 안착에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공적으로 출발한 먹깨비가 이제 한단계 도약에 나섰다. 연말을 겨냥해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내달 28일까지의 2차 할인과 13~14일 열리는 먹깨비 페스티벌, 게릴라 거리홍보 등이 그것이다. 이미 출범에 맞춰 실시한 대규모 요금할인이 인지도 향상 등 안착에 상당한 기여를 한데 따른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이번 마케팅의 성과를 떠나 기세를 몰아간다는 점에서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차제에 매출 등 도내 음식배달 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먹깨비의 안착과 기대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은 소비자에게 있다. 지역 네크워크에 쏟아진 도민들의 높은 관심과 이웃을 돕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음식배달 수요 급증에 발맞춘 충북도의 노력이 민관결합 모델로 완성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지역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런 활동은 향후 우리의 자산으로 작용하게 된다. 먹깨비 성공 행보의 가장 큰 의미는 살기좋은 지역이 결국 우리 손에 달렸다는 점이다. 먹깨비의 힘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모두가 더 애를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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