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희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우리 집에는 작은 저금통이 하나 있다. 보통 자녀들에게 저축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혹은 잔돈을 모으기 위해서 가정 내에 저금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선물로 받은 저금통을 딸 아이가 장난감처럼 이용했었다. 작은 동전이 있으면 저금통에 넣는 재미로 동전을 자주 달라고도 했었고, 가끔은 엄마한테 스포츠카를 사준다면서 저금통에 열심히 저금한다고도 했었다.

6세 정도 되면서 숫자의 크고 작음을 비교할 수 있게 되고, 화폐의 가치를 알게 됐기에 저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칭찬 스티커 판에 스티커를 붙여주는 형태와 함께 상황에 따라 용돈을 주고 저금을 하는 활동을 시작했었다.

용돈을 받기 위해 심부름을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과 수고로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또한, 그러면서 용돈을 모아가는 재미를 가르쳐 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경제관념을 알려주기 위해서 노력했던 또 한 가지는 바로 중고거래의 개념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항상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때로는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서 그 돈으로 새로운 것을 살 수 있다는 경제순환의 원리를 간단하게라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헌 옷을 정리해 팔 때도, 장난감을 정리해 팔거나 누군가에게 물려줄 때도 항상 자녀와 함께 이야기하면 정리한다. 그러면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필요 없어진 물건들도 우리는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세 번째로 경제관념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녀 이름으로 몇 개의 통장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아직은 6살이기 때문에 재테크나 투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공부를 시키기는 어렵지만, 초등학생 정도가 되면 충분히 본인의 통장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저축과 투자에 관한 공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딸 아이는 아동수당으로 만든 적금 통장, 아파트 청약 통장, 일반 예금 통장, 주식 투자 계좌까지 갖고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청약 통장을 만들 때 함께 은행에 방문해 통장을 선물해주니 본인의 이름이 찍혀있는 통장을 보고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경제공부를 시작하면서 책도 많이 읽어보았는데,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통장은 목적에 맞게 만들고 분산관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적은 금액이라도 각각 용도에 맞게 나눠서 저축하는 것이 목표의식도 생기고 허투루 지출하지 않게 하는 저축방법이라고 해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3년 후에 적금이 만기가 되면, 자녀가 원하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필요에 맞는 통장으로 다시 개설할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부디 코로나가 끝나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어 여행자금 통장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올해는 주식 투자도 시작했는데, 단기적이고 복잡한 투자가 아니라 우량한 기업에 장기적 가치 투자를 하면서 스스로 주인의식도 갖고, 경제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언젠가는 "엄마는 00회사의 주주가 되고 싶어~"라고 했더니 "그럼 나는! 시크릿쥬쥬가 되고 싶어~" 하고 대답하는 아직 어리고 귀여운 딸이지만, 지금부터 저축과 재테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실천하면 우리 자녀들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보탬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