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우리가 잘 아는 이솝우화 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이야기가 있다. 가난한 농부가 기르는 거위가 어느 날부터인가 매일 한 개씩 황금알을 낳았다. 농부는 알을 팔아 재산을 불리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농부는 더 빨리 큰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결국 농부는 황금알을 한꺼번에 꺼내기 위하여 거위의 배를 갈랐다. 황금알이 가득하리라고 기대했던 거위의 배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많은 것을 갖고자 꿈꾼다. 많은 돈을 모아 큰 부자가 되고자 하고, 명예를 드높여 이름을 사해에 떨치고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물론 돈과 재물이 필요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권위도 필요하다. 사업이 번창하고 돈이 잘 벌릴 때는 더 벌기 위하여 그 속도를 멈춤이 없이 정진하고, 명예와 권력도 잘나갈 때는 끝없이 올라가 모두가 손아래 있고 하늘에 닿는 듯하다. 주변사람들이나 남의 어려움은 돌아볼 새가 없다. 오르지 앞으로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사업이 힘들고 생활에 어려움이 닥치거나, 자신이나 집안에 큰 소망이 생기면 절이나 교회, 무속인을 찾아 머리를 조아린다. 특히, 연초나 고시철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소위 '예언가'들을 찾아 소원성취를 바란다. 사람은 원래 나약한 무엇인가에 의지해야만 살아갈 힘을 얻는 의타심이 강한 존재인 것 같다. 길을 갈 때도 순간순간 물어보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물어본다. 사랑하는 부부나 연인사이도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대방의 사랑을 묻고 확인하고, 남 앞에서는 부드럽고 너그러운 척 하면서도 돌아서서는 계산하고 편을 가르는 좀스러운 것이 우리 사람들이다.

돈을 모으기 위해 다른 사람을 억울하게 하고,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범죄를 저지르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가 하면, 자신의 지위 상승을 위하여 경쟁자를 모함하여 밟고 올라서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없이 해 버리는 것이 우리들이다. '아흔아홉 마지기 논을 가진 사람이 한마지기 가진 사람의 땅을 탐 한다'는 말처럼 욕망에는 끝이 없다. 명예욕에 우월감으로 자신을 과신하여 남을 무시하고, 한줌의 권력을 가지고 멸시하며 낮은 사람에 모멸감을 주는 행위를 서슴없이 한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내가 잘하고 있다고 반문하고, 더 잘 나가게 해달라고 엎드려 빌고 또 빈다.

어느 자연인은 콩을 심을 때 세알을 심는다고 한다. 한 알은 땅속에 벌레가 먹고, 한 알은 날아다니는 새나 짐승이 먹고, 나머지 한날은 자신이 먹는다고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쌓아놓는 기쁨보다는 베푸는, 이것이 진정한 마음의 부자가 아닌가도 싶다. 마음을 비우고 세상 돌아가는 순리와 상식을 따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올바른 길이 아닌가 한다.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사람이 살아가면서 똑같은 길을 갈수는 없다.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성공도 실패도 인생의 일부이며, 옳고 그름의 판단은 아니다. 법륜스님은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선택에 따른 책임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사람은 항상 착각과 오류 속에서 살아가는 어리석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만 판단의 순간이 오면 진지하게 고민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