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 (18)

제2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독일은 라인강변의 공업지대를 중심으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으키게 된다. 거의 폐허나 다름없었던 라인강변지역에서 경제적 부(富)를 축적하게 되고, 통일 독일을 만들어 내는 경제적 원천을 제공받게 된다. 이를 세계인들은 ‘라인강의 기적’ 이라고 했다. 당시 서독 사람들은 3명이 모이기 전에는 성냥불을 켜지 않았다고 전해졌는데 우리나라도 ‘전등 하나 끄기’부터 시작한 절약 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게 되면서 얼마가지 않아 ‘한강의 기적’을 탄생시키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강의 기적을 낳은 것은 한국인들의 근면성(勤勉性)이었다. 지금의 50~60대인 한국인들의 근면성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근면ㆍ성실의 인간’, 그 자체였다. 70년대 ‘근면ㆍ자조ㆍ협동’ 정신으로 새 나라를 일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던 세대, 그리고 중동 건설, 서독의 간호원 외화벌이, 그리고 월남전 참전 등 지금 50~60대의 노고는 이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고단한 세월이었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경제 부흥의 틀을 만들고 1970년대에 의 사회간접 시설을 구축하여 경공업, 중공업을 일으키기 시작하였으며 농촌에서 시작한 새마을 운동이 후진국을 벗어나게 되는 국민의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대 혁신 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모두가 근면(勤勉)을 기반으로 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전자 제품, 자동차 제품 수출을 통해 무역 흑자국이 되고, 1996년에는 국민 소득도 1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서서히 한국 국민의 주요 무기인 근면성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근면성이란 효율적인 시간 활용, 스스로 열심히 하는 습관, 일의 적극성, 일에 대한 성취 욕구, 끈기 있는 행동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근면성이 실업자도, 일자리도 많은 현실 속에서 한국 국민에게 아직 남아 있는지 자문할 때가 왔다.

1970년대 초, 서구의 학자들과 언론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공업국에 붙인 ‘아시아적 가치’라는 것은 관련 국가의 국민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적응, 높은 교육열, 국민의 근면성(勤勉性)과 인내심, 가족주의와 공동체 의식 등을 순기능적으로 이해하여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우리가 쉽게 볼 수 있었던 ‘근면ㆍ성실한 분’이란 사원 채용 문구처럼 우리에게 가장 소중했던 근면 정신이 직장, 학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사회가 변해도 근면한 사람이 성공하는 진리는 변할 리가 없다. 우리의 젊은 세대가 짊어져야 할 책무 중 한 가지는 조국 근대화에 앞장섰던 60~70년대 청년들의 근면정신을 본 받아 지속적인 복지 국가 건설에 앞장서는 2000년대 청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충북SW협회장(청주대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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