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표·문진표에 메모 적어 피해고객에 전달

성재경(윗줄 가운데) 지점장을 비롯한 신한은행 증평지점 직원들. /신한은행 증평지점 제공
성재경(윗줄 가운데) 지점장을 비롯한 신한은행 증평지점 직원들. /신한은행 증평지점 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무슨 일 있으세요?' 메모지에 적힌 작은 쪽지를 받아 든 피해고객은 '아들납치, 경찰서에 신고했으며 인근에 경찰 대기 중'이라는 답을 보내왔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직감한 신한은행 증평지점(이하 신한은행) 정선영 주임은 업무대화방에 해당 사실을 공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오전 9시 35분께 보이스피싱 사건 발생을 인지한 신한은행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성재경 지점장을 필두로 한 직원들의 대응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은행직원들은 범죄조직 일당이 은행 내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필담'으로 피해고객과 의사소통을 진행했다. 범죄조직의 의도대로 현금이 인출되는 것처럼 연출, 그들을 역으로 속인 것이다.

성 지점장은 "직원들이 현금 지급표나 문진표를 통해 피해고객과 정보를 주고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범죄조직이 요구한 돈은 실제 현금이 아닌 안내장을 현금봉투에 넣어 지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경찰에 전달, 범인검거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기민한 대응으로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날 청주시 청원구의 한 상점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은행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인출책 A(27·여·필리핀 국적)씨를 검거했다.   

성 지점장은 "은행 내부적으로 보이스피싱 사례를 공유하는 등 직원교육을 주기적으로 한 것이 성과를 본 것 같다"며 "증평군이 노인 인구가 많다보니 직원들이 더 철저하게 고객들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