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잘난 사람과 잘난척하는 사람은 천지 차이다. 잘난 사람은 본인이 으스대지 않아도 주변에서 거의 다 안다. 그러나 잘난척하는 사람은 반대다. 이건 남이 인정하든 안 하든 본인이 그냥 '잘났다'고 착각하는 것에 가깝다.

몇 년 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장 싫어하는 친구는 누구?'란 설문에 '잘난척하는 친구'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우리 주위에 보면 자기 잘났다고 뽐내는 사람 즉 잘난척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자기 자랑이든 자식 자랑이든 자랑이 무서운 것은 이 자랑이 교만으로 빠져 결국 자신을 망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다섯 개의 손가락들이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였다. 먼저 첫째인 엄지손가락이 말하였다. "얘들아, 이것 좀 봐. 사람들은 항상 일등을 이야기할 때 나를 내세워 이렇게 엄지손가락을 위쪽으로 올리지 않니? 그러니까 내가 최고지. 안 그래?"

그러자 둘째손가락인 검지도 지지 않고 말하였다. "무슨 소리야? 사람들은 어디를 가리킬 때 항상 나를 들어 가리키잖니? 그러니까 내가 최고야."

셋째 손가락인 장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런 소리 하지 마. 자, 손을 쫙 펴봐. 내가 제일 길지. 그러니까 내가 최고지." 서로가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넷째 손가락인 약지도 기다렸다는 듯이 말하였다. "아니야. 내가 최고야. 너희들 결혼반지 어디에 끼는지 아니? 바로 나에게 끼워 주잖아?"

그 때 조용히 듣고만 있던 새끼손가락이 말하였다. "형님들, 물론 형님들이 최고지요. 하지만 제가 없으면 형님들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병신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저도 최고라고 할 수 있겠죠."

남을 칭찬하고 높여 줄줄 모르면서 칭찬만 받고 대접만 받으려 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면서 존중만 받으려 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만 받으려하는 것은 참으로 애처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로부터 자신이 잘났다고 뽐내는 사람과 아내 자랑이나 자식 자랑하는 사람을 우리는 팔불출이라고 비꼬았다. 남들 앞에서 잘난 체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존경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아무도 상종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멀리한다면 잘난 척 한 사람이다. 평소 잘난 척을 안했다면 절대로 나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다. 외롭다면 잘난 척을 많이 한 사람이다.

바보는 끝까지 자기 잘난 척만 하지만 진짜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은 늘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 "가만히 있으면 본전은 찾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만인은 평등하다. 돈이 많고 능력이 좋고 아무리 똑똑한 체 해봐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돈 자랑을 해도 돈이 더 많은 사람이 있고,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잘난 척해도 그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으며, 제아무리 똑똑한 척해도 더 똑똑한 사람들이 세상에 널려있다. 사람은 자만심이 지나칠 때 교만과 허세에 빠지게 된다. 사람은 언제나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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