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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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20.11.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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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코로나 19로 연기에 연기를 거듭 했던 조카딸 결혼식 날이다. 북적여야 할 결혼식장은 우리 한 집뿐이었다. 코로나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어르신들이나 주부들은 유일하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텔레비전 리모컨만 이리저리 돌리며 트롯트와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는 것이 일과가 되어 버렸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 가운데 주간보호 센터로 어르신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났다. 장기간 입원 해야 할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가정이 많아졌다. 코로나 19로 병원 측의 엄격한 관리로 면회도 힘들고 환자는 간병인을 쓰지 않으면 보살피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싸이렌 소리를 내며 경찰차가 마을에 왔다. 무슨 일인가 놀라서 나와 보니 가족의 극진한 간호를 받던 어르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집에서 운명하면 경찰의 확인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존경받고 늘 경로당에서 함께 지냈던 정이 돈독한 노인의 장례식은 쓸쓸했다. 비상사태 때여서 조문 행렬은 이어지지 않았다. 문자로 받은 계좌 번호로 조의금을 전달하고 추석 명절에 자식도 대면하지 못한 상태인지라 마을 사람들도 마음만 보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상가를 다녀오지 않은 분 들은 죄인처럼 늦은 인사를 드렸다. 상주는 딸이 미국에서 왔으나 코로나 19로 아비의 죽음을 지킬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에게 고독을 가르치고 있다.

굳게 닫혀 있던 경로당 문이 제한적으로 열렸지만 발길은 예전 같지 않다.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라는 코로나 교육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 구구팔팔 강사가 오는 날 몇 분이 오실뿐 이용자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손 소독과 체온을 체크하고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하며 오락을 즐길 수 없다보니 재미가 없다. 거기다 음식 반출도 안 되며 절대 먹는 것을 나눌 수 없다 보니 도무지 흥미로운 일이 없지 않는가.

대한노인회에서 행복리더로 위촉을 받았다. 교육에 참석해 경로당 상황을 주고받으며 토론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 19에 걸리지 않고 어르신들의 행복 가꾸는 일을 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모았다. 어르신들 중에 문맹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 나라와 자식을 위해 평생 일만 한 탓으로 몸과 마음은 병들어 사고가 긍정적이지 않고 이기적인 공통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1인1책 강사로 활동하면서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책을 읽어 드렸다. TV 트롯을 함께 듣는 방법, 트라우마를 가진 분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드리고 다음날 그분의 이야기를 정리 글을 써서 읽어드리니 좋아 하셨다. 치매를 예방하고 부정적인 사고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는 방법이 될 것 같았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평생 농사짓고 삼시세끼 식사를 책임졌던 노인들이다. 유치원 아기들처럼 그림 그리고 율동과 춤추는 것을 즐기는 분도 있지만 적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자식들은 모두 떠나고 당신 식사를 손수 해결하고 사는 시대에 어르신들의 한(恨)서린 이야기는 무궁무진했다.

코로나 19시대에 거리 두고 즐기는 프로로 경로당마다 문집을 만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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