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현재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이상이 밀집돼 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어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로 인해 전국 시·군·구 중 105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지방자치의 존립 위기의식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위기를 느낀 충북과 대전·세종·충남 등 충청권을 비롯해 영남권, 호남권 등 권역별 시·도 광역자치단체가 광역생활경제권인 '메가시티'를 적극 추진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국토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2월 25일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중앙집권과 수도권 집중을 분산시키고 중앙과 지방이 조화와 균형을 통해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지방정부는 자신의 미래를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중앙은 이를 도와야 한다며 과거 조심스럽게 거론되었던 신행정수도 이전이란 참여정부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추진되었던 신행정수도 건설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그 위상과 역할이 축소된 채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가 지난 7월 20일 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을 계기로 또다시 추진에 도화선의 불을 지피게 됐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9.7%가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 강화에 찬성했고 74.5%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관외 출장 횟수는 25만, 28만, 33만 회를 보이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공무원의 30%가 1주일에 3~4일 출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관외 출장비는 917억 원이 지출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 비용 문제보다도 카톡 길국장, 길과장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행정의 비효율적인 측면과 행정의 질 하락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필자는 청주시의회 의장과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각각 행정수도 완성 촉구 건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부회장 자격으로 3개월 동안 정성을 들여 전국 지방자치 226개 기초의회 2,927명의 의원을 대표하고 있는 15개 시·군·구 대표 의장들의 서명을 받아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행정수도 완성 촉구 건의문을 채택하게 됐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혹자는 청주시의회 의장이 왜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에 적극적인지 이해못하겠다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권역별 광역자치단체가 규모를 키워 동반성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행정수도가 세종시로 들어서게 되면 도심의 확장을 통해 인접한 청주시와 충북이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다. 또 그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긴밀한 상호 협력을 통해 정부부처와 국책기관 등을 적극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광복 이후 경기도가 규모를 통해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로 분리되어 수도권이 확장된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될 것이다.

최충진 의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2004년 공포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 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의 큰 밑그림이 그려졌다면 이제는 국회와 청와대, 모든 정부부처의 세종시 인근 이전을 통해 온전한 행정수도 완성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미래 백년대계이며 우리 모두가 잘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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