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익원 괴산군 사리면장

얼마 전 지하철에서 경찰의 제지를 뿌리치고 술에 취해 계속 난동을 부리는 남성을 옆에서 지켜보던 한 청년이 그 남성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안아주면서 토닥토닥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남성이 청년의 진심으로 안아주는 행동에 울컥하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청년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나서는 진정된 듯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와 공감을 보내준 청년의 멋진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강한 힘과 논리정연한 말보다는 진정어린 포옹과 사랑,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하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내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오히려 난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초스피드시대, 스마트시대, 정이 없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청년과 같이 안아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안아준다는 것은 물리적인 것 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되어야 한다. 즉, 진심으로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이야말로 더 성숙한 사랑이고 안아주는 것이다.

나는 2018년 10월 고향인 사리면에 발령받아 부임하면서 '어떻게 하면 주민들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해드릴 수 있을까?', '사리면 발전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고민했다. 그리하여 진심 어린 마음으로 주민에게 다가가고, 주민의 행복증진을 위한 행정을 펼쳐 이웃 간에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사리면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먼저 청년이 술에 취한 남성을 공감하고 안아주었던 것처럼 주민들의 입장에서 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 애로사항을 청취하였다. 또한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나가 직접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를 반드시 피드백을 해 드렸다. 이 피드백을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은 더욱 원활해졌고, 주민들의 만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면 소재지에 꽃길을 조성하고 다리와 버스승강장에 야간조명을 설치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사리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꽃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름다워지는 고향 모습에 감동해 자발적으로 도움을 보태는 주민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세 번째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비난과 질책보다는 "칭찬"을 통해 지역을 화합시키고 발전시켜 나갔다.

이를 위해 나부터 칭찬하기를 적극 실천하였고, 괴산군의 시책인 "칭찬릴레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현재까지 22명의 칭찬주인공을 선정했다. 그리고 연말까지 계속 대상자를 발굴해 사리면을 칭찬과 격려가 넘치는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사리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민·관 협력사업인 '1단체 1나눔사업'을 추진해 독거노인, 저소득가구 등의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괴산사랑운동을 전개했다.

이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과 독거노인 반찬 나눔, 요구르트 배달사업, 사랑의 쿠키 만들기, 노인건강교실 운영 등을 추진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 관심을 가지고 안부를 살펴 따뜻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익원 괴산군 사리면장
우익원 괴산군 사리면장

눈에 보이는 지역발전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살기 좋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안아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사회가 될 때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내 고장을 사랑하고, 더 행복한 마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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