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1위·대전·3위 최상위권… 충청권 내 격차 극심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충청권 4개 시·도별로 어린이가 누리는 '삶의 질'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세종과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중 최상위권인 반면 충북과 충남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처럼 특별·광역시 등 대도시와 중소도시·농어촌에 사는 어린이의 '삶의 질'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0 한국 아동 삶의 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11월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3·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부모 등 8천171명을 대상으로 건강과주관적 행복감, 교육·주거 환경, 안전 등 총 8개 영역 43개 지표에 걸쳐 설문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아동 삶의 질 지수(CWBI, Child Well-Being Index)가 가장 높은 지역은 113.88을 기록한 세종시였다.

이어 부산(110.91), 대전(110.76), 인천(109.60), 광주(109.13), 서울(107.11), 울산(104.86), 대구(102.96) 등 특별·광역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2위였던 세종은 건강과 교육, 물질적 상황 등 3개 영역에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에 올라섰다.

반면 충북 15위(90.42), 충남 16위(88.2), 전남 17위(77.78) 등 대부분 도 지역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충청권 등 일부 인접 시·도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하더라도 속한 곳에 따라 아동이 누리는 삶의 질이 갈린 것이다.

올해 1위 세종의 CWBI는 지난해(112.80)보다 1% 오른 113.88이었으나, 충북(91.90→90.42)과 충남(88.20→87.90)은 각각 1.6%, 0.3% 감소했다.

충북은 13위에서 15위로 하락했고, 충남은 줄곧 16위에 머물렀다.

광주의 CWBI도 지난해(96.80)보다 12.7% 오른 109.13이었으나, 같은 시기 전남(89.60→77.78)은 15.2% 감소했다.

순위 역시 광주는 10위에서 5위로 오르며 상위권에 진입했고, 전남은 15위에서 최하위인 17위까지 떨어졌다.

연구진은 각 지역의 재정자립도와 사회복지 예산 비중 등이 아동 삶의 질에 밀접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행정안전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상위권에 포함된 모든 지역의 재정 자립도는 49%를 넘겼고, 세종과 울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일반예산 대비 사회복지 예산 비중도 40%대였다.

반면 하위 지역 재정 자립도는 20∼30%대에 그쳤고, 사회복지 예산 비중도 35% 이하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관계자는 29일 "가속화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라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농어촌이나 소도시가 늘면서 지역 간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며 "모든 아동이 균등하게 행복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