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거리두기 자체 격상… 정부 '1.5단계' 발표 후 혼동 가중
수준에 맞는 방역수칙 없이 발표만 '급급'

청주시청사 전경.
청주시청사 전경.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청주시의 준 1.5단계, 준 2단계는 뭐고, 정부의 1.5단계는 뭔가요."

청주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자체 강화 방침이 오히려 시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한범덕 시장은 오창 당구장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지난 26일 오창읍 소재지와 오창제2산단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관리하겠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있자 시민들 사이에선 '1.5단계에 준하는 조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아해했다.

한 시장의 발표에 이어 바로 1.5단계에 준하는 행정지도를 하겠다는 상당보건소 조차 이 의미를 제대로 몰랐다.

상당보건소는 "1.5단계는 아니지만 1.5단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불분명하면서 세부적인 방역수칙에 대해서도 답하지 못했다.

이튿날 안전정책과도 점검반을 편성해 오창지역에 1.5단계 준하는 방역수칙 이행을 지도하겠다고 했으나 세부적인 수칙을 이때까지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자신들도 제대로 모르는 방역수칙을 적용하겠다는 시는 지난 27일 오창을 '준 1.5단계'에서 '준 2단계'로 다시 격상하겠다고 했다.

이때도 2단계에 준하는 세부적인 방역수칙은 발표하지도 않고 행정지도만 하겠다며 시민들에게 불안감만 조성했다.

그나마 내놓은 방역수칙은 실제 2단계에 준하는 내용이 아닌 현재 운용하는 '2단계'를 발표하면 또다시 시민들을 혼란케 했다.

여기에 지난 28일 한 시장은 청주 전역을 '2단계 준하는 조치'로 관리하겠다며 거리두기 수준을 높였다.

마찬가지로 2단계에 준하는 세부적인 방역수칙은 발표하지도 않고, 종전과 똑같이 현행 '2단계' 수칙을 내놓으면서 방역행정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결국 2단계 준하는 세부적인 방역수칙은 29일 오후 늦게 돼서야 발표됐다. 시민들 사이에선 허둥지둥하다 급조했다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일었다.

같은 날 정부가 청주 등 비수도권 거리두기 수준을 '1.5단계'로 격상한다는 발표가 있자 시민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이때까지 시민들이 들었던 거리두기 수준은 청주시가 내놓은 '준 1.5단계, 준 2단계' 정부의 '1.5단계' 3가지로 당연히 혼동할 수밖에 없다.

청주시가 자체 수립한 '준 2단계' 방역수칙도 현행 '1.5단계'에서 몇 개 분야를 일부 강화한 내용으로 '준 2단계'가 아닌 '강화된 1.5단계' 또는 '강화된 1.5+α'로 명명하는 게 더 적확하고, 혼선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시민은 "세부수칙도 없이 준 1.5단계, 준 2단계를 시행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혼란스럽지 않겠느냐"며 "미숙하게 뭔가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정부 발표가 있기 전까지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을 뻔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해 2단계 격상을 검토했으나 상인 반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2단계 준하는 행정지도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