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경쟁률 뚫고 대학때 떨어졌던 한 풀어
"바흐 아들인 JC바흐 작품 연구해보고 싶어"

청주맹학교 출신으로 숙명여대 일반대학원 피아노과에 15:1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신재령 피아니스트. / 이지효
청주맹학교 출신으로 숙명여대 일반대학원 피아노과에 15:1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신재령 피아니스트.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대학 진학할 때 숙명여대에 응시했었는데 1차에 떨어졌거든요. 제가 대학원 만큼은 꼭 숙명여대에 가겠다고 다짐을 했죠. 정말 이를 악 물고 준비했는데 합격해서 한을 풀었어요."

청주맹학교 출신으로 배재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신재령(23) 피아니스트가 숙명여대 일반대학원 피아노과에 합격했다.

신 피아니스트는 숙명여대 입시에서 베토벤 소나타 18번 전악장과 쇼팽 스케르초 2번을 연주해 지난 27일 합격통지를 받고 신 씨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와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도 그럴것이 일반대학원인데다 5명 모집에 74명이 응시해 15:1의 경쟁률을 뚫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벌써부터 대학원에 진학해 하고 싶은 공부가 많다며 너무 신나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독주회를 앞두고 만났을 때보다 내·외적으로 훨씬 성숙해진 신 씨는 학부에서 다루지 못했던 작품들을 연구하고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시대별로 수많은 작곡가와 작품들이 있는데 다뤄지는 곡들은 너무 한정적인 것 같아요.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J.S 바흐의 아들인 J.C 바흐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요."

신 씨는 18세기 작곡가인 J.C바흐를 좋아해 그의 곡을 매일 듣고 피아노로 치고 있을 정도다.

"J.C 바흐는 피아노 건반악기를 위한 소나타 opus5, opus17을 작곡했는데 하나에 6곡씩 들어있어요. 그 12곡을 다 치고 싶은게 목표에요. 그리고 벌써 독학으로 4곡은 쳐봤답니다."

신재령 피아니스트와 이명자 교수.
신재령 피아니스트와 이명자 교수.

신 씨는 대학원 진학을 위해 여름방학 내내 실기 레슨을 위해 서울에 스튜디오가 있는 이명자 배재대 교수에게 레슨을 받았다.

신 씨는 "교수님께서 숙대가 경쟁률이 높아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열정적으로 레슨해 주셨는데 합격해서 저도 그렇고 교수님도 너무 기뻐하셨다"고 밝혔다.

신 씨는 "올해 5월에도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독주회 계획이 있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를 했다"며 "앞으로는 연주회도 정기적으로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 씨를 가르쳐온 전다미 피아니스트도 그의 대학원 합격에 뛸 듯이 기뻤다고 전했다.

전 피아니스트는 "저와 함께 악보를 읽고, 또 금방 이해하고 잘 외워서 연주하는 재령이가 너무 감사하고 또 감동"이라며 "지역에서의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시각 장애인으로서 여러번의 고비도 있었지만 2019년 제1회 한·중 국제콩쿠르 은상, 2017년 한국음악협회 콩쿠르 최우수상, 청주예총 주최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피아노부문 최우수상, 2016년 TJB음악콩쿠르 금상, 민 클래시컬 뮤직컴패티션 대상, 2015년 한국음악교류협회 콩쿠르 대상 등을 수상하며 힘을 많이 얻었다. 또 귀가 안들렸던 베토벤과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된 바흐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신 씨는 '중요한건 악기의 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주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름다운 인품을 가진 사람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늘 마음에 담고 감동을 주는 연주를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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