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택호 음성소방서장

아침, 저녁으로 전국 최저기온이 2도를 웃돌며 전열기구 및 화기 취급이 증가해 그 어느 때보다 불조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겨울이 왔다.

전열기구 및 화기 취급이 많은 겨울이 오면 소방당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매년 찾아오는 겨울철의 긴장감이란 이제 적응될 만도 하지만 긴장을 늦추긴 쉽지 않다.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인명피해가 매우 높다. 최근 5년간 겨울철(12월~다음해 2월) 화재는 5만 8천5건으로 전체 21만 3천108건 중 27%를 차지해 봄철 6만 2천612건(29%)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한 사망자 610명(38.8%), 부상자 2천876명(29.5%)이 겨울철에 발생해 화재건수에 대비해 인명피해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방서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추진 기간으로 설정하고 계절 특성을 감안해 화재 등 재난 발생 위험이 많은 취약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예방 활동을 실시한다.

1948년부터 시작된 '불조심 강조의 달' 행사는 초기에는 '불조심 강조 주간'으로 설정, 일주일 동안 가두캠페인, 불조심 경연대회, 어린이 백일장 등을 추진해 화재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1980년부터는 11월 한 달간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각종 시책추진과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범국민적인 화재 예방 홍보활동을 전개해 올해로 73회를 맞고 있다.

올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에는 '작은 불은 대비부터, 큰불에는 대피 먼저'라는 슬로건을 게첨했다. 슬로건에는 무엇보다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대비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소방관은 재난 발생 시 누구보다 신속하게 출동해 화재진압, 인명구조 등 현장 활동에 임하겠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의 예방활동이다. 결국 불에 대한 대비는 모두의 관심과 화재 예방 동참이 필요하다. 소방안전관리자 또는 특정인의 임무가 아니라 각자의 관심과 자율 안전수칙 준수를 통해 견고해진다.

아울러, 작게는 우리가 거주하는 주택에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의 기초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부터 크게는 우리가 근무하는 고층건물 등의 발신기, 수신기, 스프링클러, 완강기 등의 소방시설 점검까지 우리가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화재 예방 활동에 임해야 한다.

강택호 음성소방서장
강택호 음성소방서장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질병확산으로 세계적으로 135만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와도 견줄 수 없는 방역수칙 준수로 세계적인 모범이 된 것처럼 화재예방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겨울철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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