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육 명목 중도매인에 경매수수료 지급도 논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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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정구철 기자]충주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오후택)이 지난 추석명절을 앞둔 시점에 소고기를 수매하면서 조합장이 출하한 소를 집중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 충주축협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이 조합은 추석을 앞두고 지난 9월 한달동안 중도매인을 통해 추석명절에 판매할 거세우 38마리를 음성축산물공판장으로부터 구매했으며 이 가운데 70% 정도인 26마리를 오 조합장이 출하한 거세우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조합원들의 자료 공개 요구에 따라 조합 측이 지난 27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해당 자료를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이 기간동안 충주축협 조합원들은 모두 548마리의 거세우를 음성축산물공판장에 출하했지만 축협은 일반 조합원들이 출하한 거세우는 불과 12마리를 구매하는데 그쳤다.

추석물량의 경우, 평소에 비해 출하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많은 축산농가들이 이 시기에 출하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당시 오 조합장은 평균단가에 비해 비교적 높은 출하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충주축협의 추석명절 물량 구매를 통해서만 무려 3억4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충주축협 담당자가 경매가격이 높은데 대해 중도매인에게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주축협은 전임 조합장 재임 시까지는 소 출하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조합에 접수하면 조합이 소를 직접 수매해 도축하는 방식으로 소고기를 구매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오후택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고급육을 구매한다는 명목으로 중도매인에게 경매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소를 경매받아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충주축협이 구매한 소고기가 판매장에 들어오기 전까지 중도매인 외에는 축협 관계자 누구도 출하자를 알 수 없도록 돼 있다.

조합원들은 지난 27일 대의원 총회에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2명의 감사에게 내부감사를 청구했다.

또 내부감사가 끝나는대로 축협중앙회에도 감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조합원 A모씨는 "충주축협이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체 구매물량의 70%를 조합장이 출하한 소를 구매했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조합의 주인이 조합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후택 조합장은 "충주축협에서 내가 출하한 소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돼 대의원총회에서 이같은 사실에 대해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앞으로 내가 출하한 소는 단 한마리도 구매하지 말도록 담당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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