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장정옥 충남동부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

6·25전쟁 참전국가유공자 할아버지를 찾아봤다. 해병대 출신으로 당시 동부전선에서 적의 포탄에 등과 허리에 파편창을 입어 1년6개월 치료를 받았다. 이후 부대로 복귀하여 복무하다 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난 1956년 3월에 전역하셨다.

그동안 파편창으로 아플 때도 있었지만 상이군경 신청을 하지 않았다. 왜냐고 여쭸더니 이 정도면 멀쩡한데 국가에 부담주기 싫어서 그랬다면서 참전자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지원을 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셨다.

천안시의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과 참전유공자명예수당, 국가보훈처의 참전명예수당으로 생활하고 있다. 올해 87세인데 혼자서 활동이 가능하다면서 가사활동을 돕는 보훈섬김이 도움받기도 원하지 않았다. 지팡이를 짚어야 하지만 걷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래도 내가 해병대라고 한 말씀을 하신다. 이런 모습은 혼자살고 계시는 참전국가유공자의 실태조사를 하면서 어렵지 않게 보는 이야기다.

공직생활을 30년 이상한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노하우플러스(Knowhow+)사업으로 국가보훈처는 이동보훈팀을 운영하는데 공직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하여 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참전유공자를 만나면 궁금한 일들을 묻고답하는 일들이 많다. 사망시 어느 국립묘지에 안장되며 과정은 어떤지, 부인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해한다. 알고 있었지만 더 확인하고 싶은 노파심인 것이다. 국가에서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지자체에서 보훈명예수당을 지급하니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한다.

장정옥 충남동부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
장정옥 충남동부보훈지청 이동보훈팀장

나이가 들면 더 가지려하기보다 욕심을 덜어놓는 일이 더 행복한 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장의 소리였다. 80대 후반 고령의 참전국가유공자님들이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예우하고 지원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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