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달식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실 기전부 부장

나의 고향은 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평리 수리뜰이다. 초등학교 4학년, 1975년에 충주로 이주했고 올해 초에 다시 음성으로 돌아왔으니 45년만의 귀향이다.

일부 산업단지와 도로가 생기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을 제외하면 세월은 흘렀지만 음성은 옛날 그대로였다. 추억을 더듬을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눈부시게 발전한 타지역과 비교하면 안타까운 마음도 금할 수가 없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는 석탄화력 대신 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로 대체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은 현 정부의 1호 그린에너지 사업이다.

지난 1월 음성에 부임하면서 나름 중요한 각오를 새겼다. 발전소 부지인 평곡리는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이 영면에 계신 곳으로 주민들을 위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심혈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저항은 매우 강경했다. 그분들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소외되고 불안해하는 마음을 이해하게도 됐다. 감정으로 동서발전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이제는 음양으로 부대끼며 얼굴과 마음을 잘 아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와 부지매입 물건조사 및 감정평가가 이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었다. 용역사에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법적대응이 불가피함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년을 회고하면 아직도 발전소 유치 당위성에 대한 일각의 평가가 매우 미흡해 안타깝다. 공기업 직원 300여명과 그 가족들이 음성에 거주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할 것이다. 수시로 진행되는 별도의 정비공사 인력수급과 지역업체를 통한 구매력은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이에 수반되는 주변마을의 경제적 기회와 혜택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발전소 가동에 따른 환경영향은 정부의 온실가스 정책을 이해하고 음성 발전, 지역사회 도약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수용이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지역에서는 음성의 현실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대학교, 군부대, 대기업 등의 유치 실패로 발전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을 되풀이할까 염려하는 마음이다. 이들은 발전소 건설을 음성발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음성읍의 여러 사회단체 대표자들이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 견학과 함께 주변마을 임원진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후 음성읍 상생협의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아직까지 반대주민 대표들과 협조체제는 구축하지 못했지만 희망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김달식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실 기전부 부장
김달식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실 기전부 부장

안타깝게도 대화의 적기는 이달뿐이다. 오늘이라도 반대주민 대표들이 어떤 채널을 통해서라도 소통의 신호를 보내주길 고대한다.

매일 평곡리 하늘에 해가 뜨면서 음성의 아침은 시작된다. 다가오는 세모(歲暮) 앞에서 나의 고향 음성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몸담고 있는 동서발전을 위하여 다시금 각오를 다진다. "음성발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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