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2020년 12월도 중반을 넘고 있다. 여기저기서 연말총회가 비대면으로 행해지고 있다. 컴맹인 사람과 핸드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모르면 이제 사회 활동을 멈추라는 신호인양 쓸쓸한 마음이 가득하다는 어르신들이 있다.

충북 예술제 비대면 특강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30명 내외의 참석인원과 넓은 예술의 전당 강당에서 강연은 시작되었고 이 상황을 유튜브로 찍어 방영한다고 했다. 질서정연하게 거리 두고 마스크를 착용 진지하게 행사는 진행되었다.

관에서 행해지는 비대면으로 밴드에서 연말총회가 시작되었다. 단체의 결산보고와 새 임원 선출을 하는데 전회장이 부회장을 회장후보로 추천을 했다. 회원 한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밴드에서 일사철리로 처리 새 임원이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뒤늦게 밴드에 들어가 보고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다.

전국의 관공서와 마을 운영회와 노인회 등이 연말 총회를 앞두고 어떻게 하면 현명하고 슬기롭게 처리할까를 고민 중일 것이다. 코로나19의 감염을 예방하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미래를 책임져야할 리더를 뽑거나 몸담고 있는 모임의 운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자리는 꼭 필요하며 전회원이 납득할 수 있게 유튜브를 활용해 알려 준다면 더 없이 좋을 듯싶다.

서너 군데의 비대면 연말 총회 장면을 보자니 앞으로의 일들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비대면 총회에서도 몇 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주거니 받거니 진지하게 논의해 결정할 수 있는 정관이 만들어진다면 안 될 것도 없다. 그러나 아직 익숙하지 않다보니 어설프기 짝이 없는 진행과정을 보면서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앞으로 곳곳에서 연말연시 총회가 행해질 것이다. 2021년 대망의 새해는 비대면 처리 과정에 대한 법규를 정하여 자기 권리를 비대면으로 표현하는 방법 또한 실현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19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머리를 모아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을은 테크노 단지의 작은 마을이다. 100여호 살던 이웃들이 하나둘 떠나고 취락지구로 선정돼 56가구가 살고 있다. 마을의 지도자도 이사를 가고 선장 없이 몇 개월을 지내고 있다. 마을회관도 없으며 경로당은 굳게 닫혀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다보니 컴퓨터나 핸드폰 밴드와 문자도 잘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연말 총회를 앞두고 통장님과 주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작은 마을의 리더를 뽑아야 하는 문제를 어찌해야 할 것인지….

비대면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면서 명쾌하고 슬기롭게 제대로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행정복지 센터나 평생 교육원등 넓은 공간을 철저하게 방역을 하여 비대면 특강을 하듯 장소를 제공해 주는 방법은 어떨까.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대충대충 처리하는 모든 일들은 또 다른 후유증을 유발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건의해본다.

비대면! 비대면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2021년 새해를 바라보며 세상 돌아가는 또 다른 벽 비대면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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